(캘리그라피-3) 윤도현 <흰수염 고래>
'캘리그라피'와 '멋글씨'
'멋글씨'는 '캘리그라피'를 우리말로 다듬은 말로 도구를 활용하여 글씨에 감성을 더하고 고유한 개성을 표현하는 디자인의 한 분야로 아름답게 글씨를 쓰는 예술이라고 한다.
그런 캘리그라피를 배우기 시작한 지 벌써 2년이 지난 것 같다.
2023년 가을 어느 날, 서점에 책 사냥을 하러 갔다가 서점 앞 공방을 발견하고 몇 가지 물어본다는 것이 바로 등록하고 첫 수업 날짜를 잡았다. 그리고 매주 월요일 저녁, 지친 몸과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나는 공방에서 붓을 들고 글씨를 쓰고 있다.
배운지 몇 개월 지나지도 않아 선생님은 2024년 봄에 회원전을 할 예정인데 작품을 낼 의향이 있는지 물으셨다.
선생님은 작품을 하면 실력이 많이 는다고 말하셨다. 그렇게 나의 첫 작품인 '안도현'의 시 <연탄한장>이 회원전에 걸렸다. 관련해서는 브런치의 다른 글 <(안도현: 연탄 한 장) 삶이란 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을 참고하기 바란다.
그리고 세월은 화살같이 지나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2025년 봄.
선생님은 가을에 작년 봄과 같이 회원전을 할 예정이니 작품으로 쓸 문구를 미리 생각해 두라고 말씀하셨다. 듣는 순간 걱정이 앞섰다. 크게 늘지않는 솜씨가 첫 번째 걱정이었고, 과연 좋은 문구를 찾을 수 있을지가 두 번째 걱정이었다.
사실 올해 초부터 선생님이 직접 쓰신 YB의 노래 '흰수염 고래'의 가사를 인용한 작품이 너무 좋아 눈여겨보고 있었다. 나의 현재 전문 분야가 바다와 관련된 일이기도 하고, 평소 힘들어도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라 스스로에게, 그리고 나를 아는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었기 때문이었다. 아울러 앞으로 나에게 펼쳐질 삶을 두려움 없이 살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고 싶었다.
"너 가는 길이 너무 지치고 힘들 때,
말을 해줘. 숨기지마. 넌 혼자가 아니야,
우리도 언젠가 흰수염 고래처럼 헤엄쳐,
두려움 없이 이 넓은 세상 살아 갈 수 있길,
그런 사람이길"
그런 나를 응원한다. 그리고 그런 너를 응원한다.
아래 그림은 회원전 도록(圖錄)에 실린 작품이다.
회원전 오프닝은 시월의 어느 가을 토요일 오전 10시에 시작되었다.
오프닝에서는 차와 다과, 그리고 시 낭송이 함께 어우러졌다. 그 날 나의 친한 지인도 시간 내어 방문했는데, 고맙게도 귀여운 고래 키 링을 가져오셔서 작품 밑에 달아 주셨다. 나중에 공방 선생님을 통해 들은 이야기지만, 나의 작품 밑에 '달팽이'에 관한 글을 담은 다른 회원 작품이 있었는데, 그 분의 지인들이 달팽이 키 링을 사러 온 사방을 돌아다니셨다고 한다. 결국 구하지 못해 많이 아쉬워했다고 한다. 다시 한번 많이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도록의 작품 사진이 실제 작품의 색감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 같아 직접 촬영한 작품 사진을 함께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