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해답-1) 제임스 클리어 <아주 작은 습관의 힘>
작년(2024년) 11월 초, 주변 동료와 지인들의 많은 도움으로 2021년에 창립한 연구회 워크숍을 무주의 한 리조트에서 개최했다.
내가 게을러서 그 전까지는 매번 정기 학술대회에 특별세션을 만들어서 1년에 두 번 연구회를 개최를 했었다. 이렇게 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작년에 처음으로 연구회분들을 모시고 1박 2일의 워크숍을 늦가을 경치 좋은 무주에서 가졌다.
우리 연구회만의 워크숍인만큼 좀 색다는 프로그램도 넣고 싶었다.
다르게 말하자면 다른 분야 전문가를 초청해 배우는 시간도 갖고 싶었다. 사실 한 번씩 다른 분야 전문가분들의 강의를 들을 때마다 나의 지식이 좀 더 깊어지고, 넓어지는 것 같은 기분이 종종 들었던 것도 이유였다. 고맙게도 연구회 부회장님께서 선뜻 응해 주시며, 뇌 과학 분야의 한 교수님을 섭외해 주셨다.
특강 제목은 "Brain inside: What's wrong with your brain? (당신의 뇌에 무슨 문제가 있는 걸까요?)"이었다.
강의 내용은 흥미로웠다. 워크숍에 모인 우리가 다른 분야의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준비하셔서 그런지 가급적 쉽게, 그리고 우리의 눈높이에 맞추어서 강의를 이끌어 나가셨다. 뇌 모형까지 몇 개 준비해오셔서 설명에 따라 직접 만저보며 조립하는 시간까지 가졌다. 전문가는 역시 다르다는 생각과 함께 세심한 배려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교수님은 마지막으로 뇌 과학 기준으로 봐도 괜찮은 책이라고 말씀하시며 책 한권을 추천해 주셨다.
그 책이 바로 '제임스 클리어'의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이다. 그해 겨울, 나는 책을 샀다. 그리고 올해 여름이 되어서야 책꽂이에 묵혀놨던 책을 펼쳤다. 책 뒷장의 작가 소개를 보는 순간 왜 교수님이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알 수 있었다.
작가는 뇌 과학 전문가가 아니라, 자기계발 전문가로서 습관 형성, 의사결정 등 자기 관리에 대한 글을 쓰는 파워블로거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였다. 블로그 월 방문자 수 100만 명, 구독자 수 50만 명의 뉴스레터를 발행한다고 하니 살짝 부럽기도 했다(나도 "이제 전략을 바꿔볼까?"라고 생각도 들었다).
"성공한 사람도, 성공하지 못한 사람도 목표는 같다."
작가는 인생은 대개 습관으로 결정되며, 다른 사람보다 더 좋은 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아울러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목표를 세우는 것 보다도, 그 목표 또는 우리가 얻어내고자 하는 결과로 이끌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 결과가 아니라 과정을 좋아하게 되고,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으면 어느 때건 만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는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알아야 하며, 그래야 습관이 내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기 때문이다.
1만 시간의 법칙이 아니라, "100번만 같은 일을 하면 그게 당신의 강력한 무기가 된다!"
책 표지 하단에 적힌 글이다. '1만 시간의 법칙'은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1만 시간의 훈련이 필요하다는 법칙으로, 미국의 안데르손 에릭손 교수가 1993년 발표한 논문에서 등장한 말이다. 타고난 '재능'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도 끊임없는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물론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노력은 아름다운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자신의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지 먼저 찾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찾았다면 그 것으로 이끌 수 있는 효과적인 시스템, 즉 습관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나는 신입사원이 들어오면 새로운 것을 알고자 하는 노력과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습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궁금한 것은 무엇인든 물어보라고 말한다.
석사까지 배우고, 연구했던 분야와 다른 회사에 첫 직장으로 입사하면서 "내가 이 분야를 모르는 것은 당연하다. 2년 정도까지는 모르는 것을 물어보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2년 정도가 지나서도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도 모르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다"라고 생각했었다. 당시 모르는 것은 무조건 찾아보고 궁금한 것은 물어보면서 따로 노트에 정리해 나갔다(사실 아직도 그 때 정리한 노트 중 5권 정도를 지금도 가지고 있다. 몇 년 전 영국에 근무할 때도 물어보는 사람이 있어서 그 노트를 펼쳐서 설명해 준 적이 있다).
어쩌면 요즘 시대에 '꼰대' 같은 말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모르는 것을 찾아보고, 질문하고, 학습하는 습관을 처음에 들이지 않으면 어떤 분야, 그리고 어떤 직장에서도 전문가로 인정받기 힘들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무슨 일이든 대충하는 습관이 쌓이면, 나는 몰라도 같이 일하는 동료나 그 분야 전문가들은 귀신같이 안다. 그리고 나쁜 습관은 생각보다 오래간다.
"사람은 잘 변하지 않는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나는 이 말을 들을 때마다 조금 무서운 생각이 든다. 항상 말을 조심하며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이고, 생각을 유연하게 하며 변화나 새로운 습관을 만드는 것에 두려워하지 말아야겠다. 삶이 생각보다 오래갈 수 있으므로...
"호기심이 있는 것이 똑똑한 것보다 낫다. 그것이 행동을 이끌기 때문이다"
나는 궁금한 것을 잘 못 참는다. 모르는 것은 물어봐야 직성이 풀린다. 나의 노트(클립보드)에는 언제나 질문이 그득하다. 회의나 발표회의 경우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가급적 노력하지만 잘 안 될 때가 있다. 문제는 행동으로 연결하는 데 있는 것 같다. 좀 더 행동에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
책에서 습관을 세우는 과정은 '신호, 열망, 반응, 보상'이라는 네 단계로 나눌 수 있으며, "우리를 행동하게 만드는 것은 보상에 대한 예측이지, 보상의 실현이 아니다"고 말하고 있다.
보상은 습관의 최종 목표며, 신호는 보상을 알아차리는 일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보상은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도박 중독자들이 도박에서 돈을 딴 후가 아니라 베팅을 하기 직전에, 또 코카인 중독자들이 코카인을 흡입했을 때가 아니라 봤을 때 도파민이 분비되는 것처럼 우리를 행동으로 이끄는 것은 보상의 예측인 것이다. 물론 평소처럼 살고 싶다거나 보상 자체를 바라지 않으면, 행동할 필요도 없겠지만...
"습관을 변화시킬 때 가장 어려운 점은 우리가 실제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인식하지 못하는 데 있다"
나쁜 습관이 슬금슬금 되살아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작가는 자신만의 '습관 점수표'를 만들어 볼 것을 추천하고 있다. 나도 꼭 한 번 만들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의 예는 아래와 같다(기호 뜻: '=' 그냥 습관; '+' 좋은 습관; '-' 나쁜 습관).
(예: 1)일어난다(=); 2)알람을 끈다(=); 3)휴대전화를 확인한다(-); 4)체중을 잰다(+); 5)샤워를 한다(+); 6)이를 닦는다(+); 7)수건을 걸어둔다(=); 8)옷을 입는다(=); 9)차 한잔을 마신다(+)).
"남은 주말이 편하자면 오늘 블로그 글을 써야 할 것 같은데, 쓰기가 싫네요"
오늘 오후에 지인에게 한 말이다. 지인은 대뜸 "그런 말을 하는 것을 보니, 쓴다는 말처럼 들린다"는 뉘앙스로 말했다. 어쩌면 처음부터 오늘 써야겠다고 마음먹고 한 말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책에서는 좋은 습관 만드는 법 중 하나로 "두 번은 거르지 마라. 한 번 걸렀을 때 즉시 궤도로 돌아가라"고 말하고 있다.
시계는 새벽 1시를 가리키고 있지만 글을 마쳐서 기쁘다. 가벼운 마음으로 잠을 잘 수 있겠다.
책에서 말하는 좋은 습관을 만드는 법과 나쁜 습관을 버리는 법은 아래 그림 뒤에 적어둔 점 참고하기 바란다.
좋은 습관을 만드는 법
분명하게 만들어라
1) 습관 점수표를 활용하라. 현재 습관을 써보고 그것들을 인식하라.
2) 실행 의도를 이용하라. ‘나는 [언제][어디서][어떤 행동]을 할 것이다.’
3) 습관 쌓기를 이용하라. ‘[현재의 습관]을 하고 나서 [새로운 습관]을 할 것이다.
4) 환경을 디자인하라. 좋은 습관의 신호를 분명하게, 눈에 보이게 만들어라.
매력적으로 만들어라
1) 유혹 묶기를 이용하라. ‘하고 싶은 행동’을 ‘해야 하는 행동’과 짝지어라.
2) 당신이 원하는 행동이 일반적인 집단에 들어가라.
3) 동기부여 의식을 만들어라. 어려운 습관을 행동으로 옮기기 직전에 좋아하는 뭔가를 하라.
하기 쉽게 만들어라
1) 마찰을 줄여라. 당신과 좋은 습관 사이의 단계들을 줄여라.
2) 환경을 갖춰라. 좁은 습관이 일어나기 쉽게 환경을 준비하라.
3) 결정적 순간을 완전히 체득하라. 거대한 영향을 가져올 작은 선택들을 강화하라.
4) 2분 규칙을 이용하라. 2분 또는 그 이하로 실행할 수 있을 때까지 습관을 축소하라.
5) 습관을 자동하하라. 미래 행동을 이끌어내는 기술과 장치에 투자하라.
만족스럽게 만들어라
1) 강화 요인을 이용하라. 습관을 완수하면 즉시 스스로 보상하라.
2)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즐겨라. 나쁜 습관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라.
3) 습관 추적을 하라. 습관 추적을 계속하고 흐름을 깨뜨리지 마라.
4) 두 번 거르지 마라. 한 번 걸렀을 때 즉시 궤도로 돌아가라.
나쁜 습관을 버리는 법
보이지 않게 만들어라
1) 신호에 노출되는 횟수를 줄여라. 주변 환경에서 나쁜 습관을 유발하는 신호를 제거하라.
매력적이지 않게 만들어라
1) 마인드세트를 재구축하라. 나쁜 습관을 피했을 때 얻는 이득에 초점을 맞춰라.
하기 어렵게 만들어라
1) 마찰을 증가시켜라. 당신과 나쁜 습관 사이의 단계들을 늘려라.
2) 이행 장치를 이용하라. 당신에게 이득이 될 습관으로 미래 선택들을 제한하라.
불만족스러운 것으로 만들어라
1) 책임감 있는 파트너를 찾아라. 누군가에게 당신의 행동을 감시해달라 부탁하라.
2) 습관 계약을 하라. 나쁜 습관의 대가를 공적이고 고통스러운 것으로 만들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