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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신동일의 음악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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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신동일 Dec 20. 2023

동요집 "귀뚜라미"

작곡가 신동일의 "책하나 음악하나" 동요집

2001년 봄, <노란우산> 초판이 출간되었고, 여름에 출간 기념 음악회도 열었다. 그 외에도 2001년에 여러 가지 시억에 남을 일들이 있었지만, <노란우산>에서 이어지는 이야기를 해 보면, 그 해 가을 어느날, 27~28개월 된 아들과 집에 있었다. 아이가 노는 걸 보고 있다가 문득, 이 아이를 이해 동요집을 하나 엮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 날 이후 어린 시절부터 갖고 있던 동시집도 다시 뒤적이며 노래 쓸만한 시들도 찾아보고, 학생 때 썼던 동요 중에 살릴 만한 게 있는 지도 점검해 보며 계획을 세워 나갔다.

당시 <노란우산>을 출판했던 재미마주 출판사에 자주 드나들었는데, 어느날 출판사에 갔다가 이런 저런 얘기 중에 아들을 위해 개인적인 “동요집”을 하나 만들어보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했더니, 출판사에서 마침 동시집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모아 놓은 동시 목록을 줄테니까 같이 작업해 보자는 제안을 했다. 그렇게 100페이지가 넘는 많은 동시를 받았다.

그 많은 동시 중에 가장 눈에 띄는 작가는 “임석재”라는 분이었다. 특히 <귀뚜라미>라는 동시가 재미있었다. 글로만 봐서는 많아야 40-50대 정도 나이로 느껴졌고, 나이 많은 분이라고 생각되지 않았다. 그런데 나중에 조사를 해 보니, 이미 돌아가신 분이셨고, 우리나라 민속학, 인류학 등을 개척하신 대단한 학자셨다. 임석재 선생님에 대해서는 나중에 더 깊이 파고들어 여러 가지 인연이 생겼지만 나중 이야기고, 재미마주 출판사와는 마침내 <귀뚜라미>를 타이틀로 하여 동요집을 하나 만들게 된다. 반주를 온전히 어쿠스틱 악기(국악기와 서양악기)로만 녹음한, 당시 동요집으로는 흔치 않은 방식의 녹음 작업을 했던 음반이었다.

출판사에서는 “책 하나 음악 하나”라는 제목으로 시리즈를 염두에 두고 기획을 했다. CD와 함께 CD 크기의 동시 그림책을 추가하여 세트로 포장한 독특한 상품이었다. <귀뚜라미>의 그림은 모두 <노란우산>의 류재수 선생님께서 그려주셨다. 나름 ‘류재수-신동일’의 두 번째 작품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유통이었다. 출판사였기에 음반 유통 쪽으로 어려워 했고, 결국 그림책의 일종으로 내놓은 것이었는데, CD 크기에 맞춰 디자인을 했다 보니 서점에서 책장 진열이 마땅치 않다고 잘 받아주지 않는 것이었다. 출판사에서 여러 방도를 모색하고 연구했지만 유통을 해결하지 못하고, 결국 아쉽게 잊혀진 동요집이 되었다.

감상

1. 귀뚜라미 (작시: 임석재 / 노래: 전경옥, 박미선)

https://youtu.be/76MGvR-X78k?si=Kky8MveC-9HpHCN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