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기와 질투, 우월감 그리고 죄책감

자신과 타인의 에너지를 쉽게 혼동하는 초민감자에 대해서 (1)

by 다니엘

유독 '부럽'다는 표현을 많이 듣는다.

"난 너가 부러워"

도대체 뭐가 그리 부럽다는지 사실 알 것 같기도 하다.

부럽다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지 않은 것들을 안다.

여유와 긍정 그리고 웃음.


어렸을 때부터 미움받는 게 너무나 두려웠고, 어디서든 사랑받는 게 미덕이라고 여겨왔다.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땐 온 신경이 팟! 하고 누군가 뿜어내는 불편 시그널에 집중되어 있다.

그리곤 나를 많이 드러내지 않는 선에서 분위기를 풀어내는 방법을 열심히 머리 굴리며 찾아내고 있다.


나는 사람들을 잘 맞춰준다.

사람 저마다의 성향을 빠르게 파악하고 그에 맞게 매초 매분을 대응한다.

지나치게 예민한 그 센스가 다른 시선으로 보았을 땐 좋은 사회성 정도로 평가되고 있다.


그래서 공동체 안에서 사랑받는 성격에 대해서도 잘 안다.

고집 있지도 않으면서 필요할 때 의견 낼 줄 아는 사람.

모든 사람에게 잘 다가가면서도 더 가까워지고 싶어 하는 사람에겐 품을 내어줄 줄 아는 사람.

애정 표현은 말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계획해야 한다는 것.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속도로 자기 이야기를 하면서 어느 정도 비밀스러운 사람.

그리고 잘 웃는 사람.


그 예민한 센스로 수집한 호감형 인간의 리스트이다.

그리고 나는 이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난 너가 부러워"

이 말을 듣기 위해 그토록 노력해 왔던 것이다.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나를 부러워하고 우러러보는지, 곁에 두고 싶어 하는지, 끊어진 연락을 다시 이어가게 만드는지 안다.


그래서 더 잘 안다.

관계 안에서 어떤 행동을 해서 어떤 결과를 보여주었을 때 사람들이 날 우러러보는지.

그들이 갖지 못한 걸 나는 가지고 있다.

여유와 긍정 그리고 웃음.

그리고 알게 되었다.


이 부러움이 누구에게는 시기와 질투가 된다는 것을.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무력감과 미련.

그것들이 나에게 투영되어서 언제부터인가 미움받고 있다는 것도 그 예민한 센스로 알게 되었다.


그러자 희한하게도 억울했다.

나도 지금 죽어라 노력하고 있는 걸, 매일 밤 귀갓길 텅 빈 눈으로 터덜터덜 걸어간다는 걸 알까.

모르겠지.

사실 그것들은 내것이 아니라는 걸 모르겠지.


그리곤 그들이 갖지 못한 것에 대해 내가 느낀 우월감이 깨달아졌다.

그렇담 억울할 일이 아니다.

나에게 우월감은 나쁜 것이다.

사람들은 우월감 있는 사람들을 싫어한다.

그제야 죄책감이 느껴졌다.

사람들이 싫어하는 행동을 했다니.


오늘 밤에는 진짜 소리 지르고 싶었다.

나 미워하지 마.

나는 내가 불쌍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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