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또 가을입니다.
무거운 발걸음을 떼어봅니다.
말도 없이 밟히는 소리는 낙엽입니다. 덕분에 버릴 수 없는 기억이 몸을 감싸 휘감깁니다. 한 번에 써 내려가지 못한 엽서가 슬프다는 걸 알면서도 자꾸 끄집어내는 소리입니다.
허물이 가득 찬 내게 가을은 말합니다. 파도가 밀려와도 지나가고 또 지나간다고. 그러니 가던 길을 가라고
떠밉니다.
초라함은 나만 알지 아무도 모를 거라고
나를 위한 노래를 들으며 엉킨 실타래는 그냥 놔두라고
클래식 피아노를 전공했습니다. 세상의 모든 음악을 사랑합니다. 잡문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