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신발을 신으세요 거참…
내게는 오래된 생활 지침 하나가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거창한 말 같지만 실은 단순한 산수다. 어떤 일을 했을 때 가능성이 0.1%이라도 생긴다. 하지 않았을 때의 가능성은 정확히 0이다. 0.1과 0 사이의 간격은 수치로는 보잘것없지만, 삶의 맥락에서는 우주만큼 넓다. 0.1%는 적어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만, 0%는 영원히 일어나지 않는 일이니까.
그래서 나는 궁금하면 찾아간다. 만나고 싶으면 연락한다. 가능성이 보이면 일단 문을 두드린다.
올 초, 전자투표 플랫폼을 준비하면서 우리나라 업계 1, 2위 업체 대표님들을 만날 기회가 생겼다. 한 건은 무작정 찾아간 것이고, 나머지 한 건은 다행히 아는 분이 계셔서 소개를 부탁드린 경우였다. 결과적으로는 둘 다 만났다. 하지만 과정은 달랐다.
무작정 찾아간 그 방문이 성사될 확률은 얼마였을까. 아마 정말이지 0.1%였을 것이다. 그런데 그 0.1%는 가만히 앉아 있었다면 영원히 생기지 않을 숫자였다.
작년에는 AI 관련 작가를 만났고, 올해 초에는 유튜버를 만났다. 건설 경기가 얼어붙고, 특히 지방은 더욱 심각해진 요즘 2년 전에 법인을 서울로 옮긴 게 얼마나 다행인지 새삼 실감하면서도 나는 여전히 새로운 사람들을 찾아다니고, 새로운 문을 두드리는 중이다.
주변에서는 내게 “추진력 하나는 끝내준다”라고 한다.
처음 들었을 때는 칭찬인 줄 알았다. 조금 더 생각해 보니 칭찬인 듯 칭찬이 아닌 말이었다. 추진력이 있다는 건, 뒤집어 보면 아니다 싶으면 포기도 빠르다는 말이기도 하니까. 실제로 그렇다. 가능성이 보이지 않으면 나는 미련 없이 돌아선다. 한때는 그게 부끄러웠는데, 이제는 그것도 하나의 감각이라고 생각한다. 무엇에 달려들지 아는 것만큼, 무엇에서 물러날지 아는 것도 중요하다.
요즘은 꾸준히 책을 읽고, 답답할 때도 책에서 길을 찾는다. 달리 고민만 한다고 해결이 안 되니. 5km 달리기를 꾸준히 하려 하고, 틈틈이 브롤스타즈도 한다. (이건 굳이 이유를 대지 않겠다.) 그리고 오늘, 저번 달에 지원했던 오렌지 플래닛 러닝메이트 7기 합격 연락을 받았다.
투자를 받거나 상장을 준비하는 세계가 또 있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참 많은 걸 도전하고,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살고 있다. 심리 검사를 해보면 100중 99가 내성적인 사람이라고 나온다. 검사자 분의 답변이 웃프다. 먹고살려고 성격을 바꾼 거란다. 예?
왜 이렇게 사는 걸까, 생각해 본다.
그럴듯한 이유를 대자면 자아성찰이라든가, 성장을 향한 의지라든가.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이 모든 것의 출발점은 아마도 사업을 하면서 맛본 금융치료 때문인 것 같다. 한 번 바닥을 보고 나면 알게 된다. 가만히 있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그리고 그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음’이 때로는 가장 무서운 결과라는 것을.
자아성찰이라고 둘러대기엔 조금 궁색하다. 그냥, 살아있음을 확인하는 방식이 나에게는 이런 모양인 것 같다.
0%의 사람은 기다린다. 0.1%의 사람은 일단 문을 두드린다.
나는 후자를 택하기로 했다. 문이 열리지 않을 때도 많다. 하지만 두드리지 않으면, 열릴 가능성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오늘도 나는 어딘가의 문 앞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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