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6회에 145만 원 '말하기' 수업이 끝났다

말하기 수업에 그 돈을 주고 뭘 배울 수 있어요? 

흥버튼 종합반, 6주에 145만 원. 

대학생이 고민 없이 지출하기엔 큰 금액이었다. 

수업에 대한 정보도 많지 않았다. 

내가 믿었던 유일한 건, <대화의 정석> 북토크에서 봤던 당당한 정흥수 작가의 모습이었다. 


누군가는 말했다. 

무슨 말을 어떻게 더 잘하겠다고 그런 수업을 듣냐고. 

'말하기' 수업에서 대체 뭘 배울 수 있냐고 물어왔다. 

나 역시 절반의 의심을 갖고 신청했던 수업이기에 선뜻 대답할 수 없었다. 


6주가 흐른 오늘은 마지막 수업이었다. 

이제는 대답할 수 있다. 나는 잘하는 사람이 되었다. 

웃음이 아니라 단호함으로 세상을 사랑할 수 있음을 배웠다. 

그리고 마지막 수업에서 느낀 행복감은 비용 이상이었다. 



나는 남 앞에 설 생각만 하면 목소리가 떨리고 얼굴이 새 빨개지는 사람이다. 

종합반 수업 첫날, 나와 같은 분들이 보였다. 

떨리는 목소리, 흔들리는 눈동자. 불안한 모습이 익숙했다. 

모두가 쳐다보는 시선 앞에 남겨진 나. 그 공포를 나는 잘 알고 있다. 


종합반 마지막 날, 6주가 지난 오늘.

수강생들은 모두 자신이 원하는 사람이 되어있었다. 


매 발표마다 불안한 눈빛을 감추지 못하던 분이 있다. 

그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아서 발표를 할 때마다 함께 불안해했던 나다. 


그런데 오늘은 달랐다. 

그분이 이끄는 4분 동안 눈을 뗄 수 없었다. 

담담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모습에 첫날의 불안함은 없었다. 



넘치는 에너지 덕에 점잖음을 바라는 분이 계셨다. 

오늘 그분의 발표는 잔잔한 호수를 보듯 차분하고, 우아했다. 


강하게 청중을 휘어잡던 수강생은 더 넓은 리더가 되었다. 

‘나’의 말하기가 중요해서 수업에 왔지만, 마지막 날 ‘경청’을 말하는 모습은 포용하는 리더의 모습이었다. 


한 분 한 분의 성장이 놀랍기만 하다. 

그 성장의 과정을 지켜보고 함께 배울 수 있음이 벅차게 행복했다. 



첫날, 흥수 님은 말했다. 

여러분 모두가 변할 거예요. 
여러분이 변하는 모습이 설레고 기대되어 종합반 수업을 멈출 수 없어요. 


모든 말이 거짓이 아니었음을, 이제는 알겠다. 


나 역시 달라졌다. 

이제껏 스스로 ‘발표 못하는 사람’이라고 못 박아두었음을 알게 되었다. 

스스로 내린 정의는 자기 파멸적 암시였다. 


이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생각 이상으로 발표를 잘한다. 집에 가서 생각나는 발표라는 칭찬을 들을 만큼. 



종합반에 실패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곳은 서로가 서로의 성장을 진심으로 응원하는 안전한 공간이다. 

더 나은 말하기로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인다. 

나아지기로 마음먹은 사람들은 꿈과 희망이 가득하다. 그 중심엔 흥수 님이 있다. 


흥수 님의 피드백은 단호하다. 

진정으로 상대의 성장을 바라기에 단호하다. 

차가워 보이지만 그 안의 진정성이 흥수 님의 ‘사랑’의 방식이었음을 깨달았다. 

흥수 님이 세상을 사랑하는 방식은 멋있었다. 



서먹하던 첫날이 무색하게 끈끈한 동료가 되었다. 

이제 마지막 회식만을 남겨두고 있다. 모두의 앞 날이 기대된다. 더 큰 사람이 되어있을 모습이 그려진다. 


흥버튼 25기는 이제 시작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