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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저녁
by
석담
Dec 19.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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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겨울 사이로 집에 왔어요.
아내는 오늘 늦는
다네요
.
한잔 하려고 안주를 시켰어요.
오리를 시켜서 반도 못 먹었어요.
마누라가 보면 또 잔소리하겠네요.
TV뉴스가 답답해 음악을 틀었어요.
ABBA의 'The winner takes it all.'이
울려 퍼지네요.
이 노래를 들으면 용기가 나고 힘이 쏟아요.
Animals의 '해 뜨는 집'이 흘러나왔어요.
가난했던 어린 시절이 생각나 눈물이 났어요.
와인잔에 부어 마시는 소맥이 맛났어요.
아 참, 술김에 오늘은 한마디 할게요.
이장희의 '편지'를 들으며 첫사랑을 떠올렸어요.
마누라 없는 데 뭐 어때요?
장필순의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를 들으니 바보 아저씨가 생각나 울컥했어요.
살아오면서 많은 것을 봤어요.
중학교 시절에는 박정희의 죽음을 목격했고
대학 때는 박종철, 이한열의 죽음도 목도했어요.
그리고 두 번의 대통령 탄핵을 겪고
있네요.
이제 다시, 우리는 격랑의 역사 앞에 섰어요.
그러나 이제는 예전처럼 두렵지 않아요.
민중의 힘을 믿어요.
그리고 나는 또 믿어요.
우리가 피로 이룩한 역사는 절대 뒷걸음치지 않을 거라고요.
푸른 하늘의 노래가 흘러나와요.
"우리 모두 여기에"
그래요.
우리는 지금 여기에 있어요.
우리는 모두 역사의 커다란 물결을 마주하고 있어요.
힘내요. 우리.
마침내 우리는 기쁨의 노래를 불러야 해요.
https://m.youtube.com/watch?v=SOK9kQvM344
https://youtu.be/x8FC-Dzh5u0?si=H5e5Z3K2IcuOiI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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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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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며 농사짓는 도시농부입니다. 남는 시간에는 사람의 향기를 찾아 산에 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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