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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비평가로서 와이젠바움

[논문 읽기: The Lamp and the Lighthouse]

by 무순

이 글은 아래 논문에 대한 독서 노트이다.

: Loeb, Z. (2021). The lamp and the lighthouse: Joseph Weizenbaum, contextualizing the critic. Interdisciplinary Science Reviews, 46(1-2), 19-35.



1.


<The lamp and the lighthouse>는 Interdisciplinary Science Reviews 제46호에 실린 재커리 로브(Zachary Loeb)의 논문이다. 로브는 펜실베니아대학교(Pennsyvania University) 과학사 및 과학사회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퍼듀대학교(Purdue University) 역사학과 및 교양대학 조교수를 역임하고 있다. 주요 연구 관심사는 컴퓨팅, 사이버보안, 기술, 재난 등이다.



2.


초록

컴퓨터 과학자 조셉 와이젠바움(Joseph Weizenbaum)의 삶과 작업은 인공지능 분야가 어떻게 불만을 낳아왔는지 보여주는 증거이다. 그의 논문, 대중 담화, 특히 1976년 저술한 책 컴퓨터의 힘과 인간 이성(Computer Power and Human Reason)에서, 와이젠바움은 컴퓨터화된 해결책에 대한 믿음에 도전하고 적절한 질문은 컴퓨터가 어떤 것들을 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해야 하는가라고 주장하였다. 컴퓨터 과학자로서 컴퓨터에 반대한 와이젠바움은 자주 황야에서 울부짖는 외로운 예레미야 취급을 받아왔다. 하지만 본 논문이 입증하듯, 그러한 묘사는 와이젠바움을 적절하게 맥락화하지 못한다. 루이스 멈포드(Lewis Mumford)와 교류한 서신을 토대로, 본 논문은 와이젠바움이 비판주의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이해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불만에 찬 비평가라는 역할이 그에게 외롭고 도전적인 일이었다는 점도 탐구한다.


키워드

조셉 와이젠바움(Joseph Weizenbaum); 루이스 멈포드(Lewis Mumford);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기술 비평(the critique of technology); 공공 지식인(public intellectuals); 기술비관론(technological pessimism); 컴퓨터(computers); 일라이자(ELIZA)



3.


이 논문은 와이젠바움이 기술결정론적 시각(즉, 컴퓨터를 통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는 관점)을 매우 위험한 사고방식으로 인식하였으며, 동료 과학자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 그 인식을 알리기 위해 열정적으로 노력하였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저자 또한 이 같은 사고방식에 위험을 느끼고 있으며, 와이젠바움과 마찬가지로 이 외로울 수 있는 길을 걸을 사람이 다시금 필요하다고 요청한다.


저자의 문제의식(즉, 컴퓨터와 AI를 일종의 데우스 엑스 마키나로 삼고 모든 문제를 컴퓨팅 문제로 치환하는 작금의 시대정신에 대한 비판)은 분명히 중요하고 인상적이다. 하지만 저자가 애초에 지목했던 “더 큰 비판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와이젠바움은 어떤 함의를 갖는 걸까? 또, 이 이야기를 위해 와이젠바움과 멈포드의 관계가 자세하게 다뤄져야 했을까? (물론 멈포드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사실은 충분히 알려주지만).


와이젠바움의 생각과 행적이 흥미롭긴 하지만, 저자의 핵심 주장과 글의 맥락이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는지에 살짝 의문이 든다. 그럼에도 다소 흥미로운 논문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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