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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구름 Apr 12. 2022

봄은 어디 가고 여름이 왔니?

갑자기 더워진 날씨에 급해져 버린 꽃과 나무들.

며칠째 날씨가 좋더니 한 낮 기온이 27도까지 오른다.


도전분교의 많은 나무들도 갑작스레 와버린 여름 날씨에 깜짝 놀랐는지 저마다의 꽃봉오리를 톡톡 터뜨리고 있다.  


어제는 꽃망울만 졌던 나무에서 하얀 꽃잎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가장 먼저 봄을 맞았던 하얀 목련은 이제 슬슬 새송이 버섯 같은 잎사귀를 하나둘 떨구고 있다.

갑자기 다가와 버린 여름 같은 봄 날씨에 아이들도 느껴보면 좋겠다 싶어 조금 늦은 산책을 나섰다.  아이들은 교실에 앉아 공부하는 것보다는 훨씬 산책이 좋은지 금세 얼굴이 밝아진다.

신발을 갈아 신을 동안의 질서와 규칙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고 공부하는 다른 반 방해되지 않고 살금 나와 잎사귀를 차례대로 떨구고 있는 목련부터  작은 다섯 잎을 살포시 열어젖힌 조그만 벚꽃나무,  삐죽이 얼굴 내민 제비꽃,  봄꽃의 대표주자 개나리와 진달래, 길가에 갑자기 우후죽순처럼 순을 내민 비비추까지 신이 나서 얼굴 내민 모습이 반가웠다.

아이들도 새로운 학교 새싹들이 반가운지 함께 통통 튀고 꽃에 무지한 나도 다음 꽃 검색을 무기 삼아 꽃 이름 찾기가 즐겁다.


목련 나무 근처에서는 빵 냄새, 향수 냄새가 난다 하고,  학교 건너편 밭에 준 거름 때문에 똥냄새도 살랑살랑 나고 아이들은 신나서 운동장을 가로지른다.

그래 자연을 느끼고 계절을 느껴 보자. 그게 공부다.


자연을 닮은 아이들이 되어라.


순리대로 조용히 자기 할 일을 하는 풀과 나무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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