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학창 시절 배웠던 신록예찬이라는 글에서도 찬사를 아낌없이 보냈듯. 5월의 신록은 너무나 아름답고 신비롭기까지 하다.
3 학급의 작은 분교에서의 생활이 아이들의 밝은 표정으로도 행복하지만
쉬는 시간, 점심시간, 방과 후 시간, 산책시간 잠깐잠깐 학교 밖 울창해진 신록을 바라보는 것이 참 행복한 경험이다.
아예 잘 느껴보려고 집에서 안 쓰던 캠핑용 의자까지 가져다 놓았다.
아이들이 방과 후 수업과 돌봄 수업으로 조용한 오후 학교 현관 앞에서 의자에 앉아 앞산을 바라보고 있으면 여기가 천국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여유롭고 행복한 기분이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것을 선택하기까지 고민이 많았다. 분교 부장을 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어서 승진에 대한 가산점을 받기 어려울 수도 있었고 길어진 출근길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었지만 지금은 너무 잘 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난 2013년. 교직에 발을 들인 지 14년이 되던 해 교장선생님이 나중에 승진에 문제 될 수 있다고 말리던 연구년에 지원해서 1년간 나의 교직생활을 돌아보고 내가 하고 싶은 교육을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었다.
다행히 여러 과정을 거쳐 최종 통과가 되었고 1년간의 값진 연구년을 보낼 수 있었다. 지금 하라면 못하겠지만 연구년을 하기 위해 전년도부터 이런저런 공부와 준비를 했었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모두 수업과 교육에 대한 고민이 있었기에 도전할 수 있었고 다행히 대상자로 선정되어 여유롭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많이 할 수 있었고 평일 오전 도서관에서 책을 읽을 여유를 갖기도 했다.
그런 여유로움이 지금까지 계속 교직을 유지할 수 있게 했고 다행히 교감 연수 차출이라는 좋은 결과까지 가져온 것 같아 더욱더 감사한 마음이다.
지금의 분교 근무가 나에게는 두 번째 연구년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몸과 마음이 가볍고 학교 가는 길이 설렌다. 즐겁고 신이 난다. 그 마음을 아는지 아이들도 학교 오는 것이 즐거운 눈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