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발진 우당탕탕 여행 출발

Vietnam, Sapa,1. 누군가는 밟아야 떠나게 되더라고요.

by 지마음

오랜만에 브런치에 글을 써봅니다. (마감이 많으면 다른 일이 재밌어지는 신비…) 포르투 여행기를 쓰다 말았는데, 너무 먼 이야기가 되어 잠시 뒤로 더 밀어두기로 했어요.(아마 사파 여행기를 다 쓰고나면 또 쓰고 싶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포르투를 다녀온지 얼마 되지 않아 베트남 사파에 가고 싶다고 툭 던졌는데 급발진으로 계획도 세우고, 날짜도 정하고, 뱅기티켓도 예매해버린 우리. 네, 그렇습니다. 비가 제일 오지 않고, 선선한 날씨라는 날짜에 베트남 사파로 떠났습니다.


이젠 어색할 것도 아닌 것이 언제나 공항가기 전에 급하게 캐리어를 챙깁니다. 크게 고민하지 않고, 빠뜨린거 있으면 가서 사야지. 하는 마음으로 가요. 그럼 짐 쌀 때도 편하더라고요. 여권, 신용카드, 휴대폰만 잘 챙기면 됩니다. 아침비행기라 당연히 밤새 마감을 끝내 두고, 급하게 할 일도 생기지 않게 최대한 마무리 해두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도 잠시 한국에 없음을 알렸으니… 네, 가봅시다!



저희는 이번에 베트남항공을 타보기로 했는데요. 가기 전에 라운지에서 가볍게 라면을 먹었습니다. 삼인 삼색일까요?ㅋㅋ 각자 고른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3명의 작가 모두 취향도 성격도 달라서 오히려 잘 맞추며 다닐 수 있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ㅎㅎ 베트남은 비가 오지 않는다고 했는데 떠나는 날 인천은 비가 왔어요. 심지어 날도 추웠다는. 떠나며 한 마디씩 합니다. 우린 이제 한국에 없을건데 뭐. 비가 오든 눈이 오든 알게 뭐야.



생각보다 먹을만 했던 기내식과 화이트 와인을 먹고 자보려고 했는데… 밤을 샜는데, 그것도 꼬박 샜는데, 심지어 너무 피곤해 죽겠는데.. 푹 자지 못하고 무슨 이유에선지 계속 깨서 힘들었습니다. 고작 4시간 살짝 넘는 비행시간이었는데 그 시간 동안 꿀잠을 이루지 못한 것이 억울했다는. 마지막엔 다시 잠들기를 포기하고 창밖을 바라보며 사진도 찍고 영상도 찍고 영화도 보며 하노이 공항에 도착을 했습니다.



하노이 공항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3시간. 입국수속을 마치고 나와, 공항에서 약간의 돈을 환전하고, 굳이 비싼 쌀국수를 먹어봅니다. 앞으로 매일 먹을건데, 그 생각을 못하고 공항에서부터 쌀국수 먹기 시전… 나중에 생각해보니 베트남에서 먹었던 쌀국수 중에 도착해서 공항에서 먹었던 쌀국수가 제일 맛이 없었더라는… 비추합니다. 여러분.ㅎㅎㅎ 저희는 바로 하노이에서 사파로 이동하기로 해서 슬리핑 버스를 탑승하러 갔습니다.



이불도 있고, 생각보다 아늑했던 슬리핑버스. 우리 빼고 한국인이 없었어요. 아마 보통은 밤에 슬리핑버스를 타는데 저희는 낮에 타서 그랬던 듯. 비행기에서 못잤으니 이제 버스에서라도 푹 자보자고 마음을 먹었지만 왜 때문인지 또 잠이 잘 오지 않아 다운받아서 간 영상 열심히 보고, 책도 읽고, 게임도 하며 6시간을 이동합니다. 이 시간 동안 푹 잘 수 있으면 괜찮을 것 같은데 잠을 못잔다면… 굉장히 지루하고 고된 시간이 될 수 있음을…ㅎㅎㅎ 다음에 더 피곤하게 해서 가야겠어요.ㅎㅎ



이곳이 베트남의 휴게소. 슬리핑 버스 타면 휴게소에 두 번 들리는데 화장실은 돈 내고 가야한다는 게 함정입니다. 되게 작은 돈이었는데 우리는 작은 돈이 없어서 큰 돈을 냈거든요. 근데 거스름돈을 아주 조금 밑장 빼기 하고 돌려준거에요. 그걸 알아챈 지금사진 작가님이 덜 받았다고 하니까 다시 아무렇지 않게 더 주었습니다.ㅋㅋ 나중에 웃겨서 그 돈이 한국돈으로 얼마였을까 계산해보니 150원-200원 정도였던 거 있죠?ㅋㅋㅋ 베트남 화폐가 동이라 단위가 크니까 우린 큰 돈을 덜 받은 줄 알고 그랬던거죠.ㅎㅎ 그냥 따지지 말걸, 한참 웃었어요.ㅋㅋㅋㅋ



드디어 베트남 사파에 도착해 호텔에 짐만 두고 후다닥 제대로 된 저녁을 먹으러 갔습니다. 아마 저녁 9시 정도였던 것 같은데 호텔 바로 옆에 괜찮은 베트남 레스토랑이 있었어요. 밥값부터 물가체험이 시작됩니다. 정말 저렴해서 이 가격이 맞을까 여러번 다시 계산해보게 됩니다.ㅎㅎㅎ 베트남 음식과 맥주를 양껏시켜서 먹고, 내일을 위해 오늘은 후다닥 자보기로 했어요. 한국에서 번아웃이 되어 온 저는 내일 오전에는 쉬기로 했고, 지금사진 작가님과 지노그림 작가님은 첫날부터 트레킹을 다녀오겠다고… 아무리 꼬셔봐라, 내가 넘아가나. 꿋꿋하게 저는 호텔에서 쉬기로 합니다. 점심 때 만나요. ㅎㅎㅎㅎ



그래도 저녁을 먹었으니 배도 살짝 꺼뜨릴 겸, 사파시내를 천천히 조금 걸어봅니다. 어디든 야경은 아름답죠. 반짝반짝 빛나는 것들이 많잖아요. 무엇보다 서두르지 않는 느긋한 사람들의 발걸음과 행동이 사람을 편안하게 합니다. 이 도시의 분위기가 마음에 쏙 들더라고요.


그렇게 시덥잖은 농담을 주고 받으며 숙소에 들어왔습니다. 이번 여행은 숙박비가 저렴한 관계로 1인 1실을 쓰기로 합니다. 뜨끈한 물에 샤워하고, 짐도 풀고, 간만에 다이어리에 손으로 일기도 썼어요. 그러다 정말 자연스럽게 잠들었습니다. 다음 날 깨고 나서 이렇게 잠든 날이 얼마만일까, 생각할 만큼 행복한 밤이었어요.


이번 여행은, 언제나 그렇듯 특별한 계획도, 꼭 무얼 하겠다는 계획도 없이 떠나 왔는데요.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급발진 우당탕탕 여행은 이렇게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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