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간의 교환학생 라이프가 시작되다 (좌충우돌 미국 현장 일기)
아침 9시 수업을 나가고자 8시 반쯤 집을 나섰다. 숨이 막혀오는 더위. 아침부터 이러면 낮엔 얼마나 더울지. 선크림과 선글라스, 모자로 더위를 가리려고 애를 썼다.
그렇지만 내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무척이나 싱그럽다. 학생들 대부분은 처음 가보는 강의실을 찾으려고 휴대폰으로 지도를 봐가며 걷고 있다. 키가 크고 덩치도 크지만 뭔가 어색해 보이는 프레시맨들을 보고 있자니 나 또한 새내기가 되어 19년 3월 첫날로 되돌아간 기분이다. 그렇게 나도 그들과 적잖은 동질감을 느끼며 학과 건물을 향해 간다.
교환학생 파견의 좋은 점은 많고 많다. 그 이유가 계속해서 생겨난다. 그중 하나는 새내기 생활을 다시 한번 경험하게 해 준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학교 축제를 망설이지 않고 참가하고, 새로운 친구들과 인연을 쌓고, 또 그들과 진탕 노는 것. 어쨌거나 20대의 즐거움을 다시금(혹은 처음) 즐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무척 값지다. 그러니 코로나로 고통받았던 19, 20, 21, 22, 혹은 누군가들이여... 너무 슬퍼하지 말자. 새로운 생활은 언제든 찾아올 수 있는 법이다.
정신없이 첫날의 수업 3개를 탁탁탁 연달아 끝냈다. 중간에 수업 시간을 착각해 15분을 지각한 수업도 하나 있었다. 그것을 빼면 깔끔하게 첫날 수업을 소화했다. 어쨌거나 대학 자체는 6학기 째니 제법 익숙하다.
학생들이 서슴없이 손을 들고 거침없이 의견을 말하고 교수님과 이야기하는 게 가장 인상 깊은 장면. 조금은 건방져 보일 때도 있지만 아무 말 없이 노트북만 두드리는 학생보단 더 생기 있고 열정 넘쳐 보인다. Wallace 교수님 말마따나 학생들은 ‘show up’ 할 필요가 있겠다. 영어가 들리기 시작한다는 것 때문에 요즘 기분이 좋다.
오후엔 UDK (The University Daily Kansan) 스포츠부 첫 미팅에 다녀왔다. 사실 정확한 공지가 없어 긴가민가 했는데, 가보니 많은 학생들이 1층 클래스룸에 모여있었다. 소포모어, 주니어 편집장들의 소개를 시작으로 한 명씩 쭉 돌아가면서 소개를 했다.
교환학생, 주니어, 김광현... 내 소개도 여유 있게 마쳤다. 아직은 정확한 활동이 무엇인지 감이 잘 오지 않고, 내가 그럴만한 스킬이 있는지 자신이 서지 않는다. 그래도 킵고잉 해보는 걸로.
내일은 또 다른 친구 얀센과의 저녁 약속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