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살기 힘들다!
공기업 계약직 면접을 다녀왔다.
요새 좀 면접을 자주 봐서 그런가, 긴장은 여전히 되지만. 피곤하단 느낌이 먼저 든다. 에너지가 소진되는 느낌...
난 에너지가 적은 사람인가 보다. 그렇게 생각하는 요즘.
예전에 처방받은 인데놀도 어느덧 다 떨어져서, 조만간 처방받으러 가야 된다. 이 알약들을 다 먹기 전엔, 취업해야지 했는데. 역시 인생은 바람대로 굴러가지 않는다.
어제 본 면접은 의욕도 생기지 않았다. 그래서 대충 준비해 갔는데, 그러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약간 병풍 면접을 보고 왔다.
계약직 신입을 뽑는 자리에다가, 연봉도 꽤나 적고, 위치도 자취를 해야 해서, 의욕이 안 나던 자리이긴 한데. 막상 가니 엄청 커리어 우먼 같은 지원자 1명이 대기실에 앉아있었다. 다대다 면접으로 면접관들과 나를 포함한 지원자 2명이 들어갔다.
30초 자기소개도 이제 뻔하고, 그럴듯하게 외우고 만들어낼 의욕도 소진한 탓일까. 그냥 대충 알맹이 없는 말들을 늘어놓고 끝내자, 뒤에 순서 지원자는 엄청 길게 자신의 이력과 산업에 대한 관심을 말했다. 그려놓은 듯 말을 잘하는 사람이었다.(아 왜 이렇게 말 잘하는 사람들이 많아... 말 못 하는 내 차례는 언제 와... 란 생각이 듦.)
심지어 그 산업 중고 신입. 경력직이었다. 약 2년의 경력을 가진 사람도, 이 적은 연봉의 계약직 자리에 지원하는구나. 요즘 취업이 많이 어렵긴 하구나. 그런 생각도 들었고.
면접을 하면서도, 빼도 박도 못하게 내 옆에 앉은 지원자가 낙점자 같아서 그냥 포기한 채로 면접을 보다시피 하고 왔다. 포부를 말하라는데, 뭐 이미 기세는 옆 지원자에게 기울어졌고. 면접은 기세구나... 기세가 밀리니까, 딱히 자기 pr 할 것도 없고. 누가 봐도 저 사람이 뽑힐 것 같다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면접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단 사실을 면접관도 알았을 것 같다.. 아무튼 대차게 떨어지고 오는 면접길이었다.
면접 준비 영상들을 보다 보면,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어내라면서 보여주는 스크립트 예시들도 많고. 포장하는 스킬들도 많이 보고, 자기 부풀리기? 마음에도 없는 말 잔뜩 하는 방법을 많이 보는데. 그 영상 댓글에 '이렇게까지 살아야 되나...'란 댓글이 좋아요 수를 많이 얻어, 베스트 댓글이 된 걸 봤는데. 나도 참 그 댓글에 공감이 갔다...
이렇게까지 나를 꾸며내서 면접관에게 소개하기도 지치고, 증명해 내기도 지친다. 밥 하나 먹고살고, 평범하게 살기가 이렇게까지 어려울 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