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다리 환영의 집 정원 한가운데에는 아주 특별한 우물이 있어. 그 우물 가장자리를 따라 작은 꽃들이 가득 피어있고 물은 맑고 투명해서 들여다보면 마치 거울처럼 보여. 이 우물은 지구에 있는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마법 같은 힘을 가지고 있어.
내가 무지개나라에 도착한 그다음 날 오후, 나는 친구들과 함께 그 우물 앞에 모였어. 퓨로, 홀리, 그리고 마리가 나와 함께 있었어. 우리는 우물 주변에 앉아 각자 우물 속에 비친 지구의 모습을 들여다봤어.
퓨로가 먼저 우물을 바라보며 말했어. "이 우물은 정말 마법 같아. 누나가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 퓨로의 눈빛에는 그리움이 가득했어. 우물 속을 들여다보던 퓨로는 누나가 산책로를 걸으며 혼자 산책하는 모습을 보았어. 쓸쓸하게 터덜터덜 걸어가며 눈에는 눈물이 고여있었어. "나와 함께 걷던 산책로네. 나와 함께 산책하던 그 시간이 그리운가 봐. 나도 옆에서 같이 걷고 싶다. 내가 누나를 이렇게 바라보고 있다는 걸 누나가 알았으면 좋겠어." 퓨로는 조용히 속삭였어.
마리도 우물을 바라보며 조용히 말을 이어갔어. "나는 언니와 함께한 시간이 너무 그리워. 언니는 항상 나를 안아주고, 사랑해 줬는데... 지금도 나를 생각하며 웃고 있을까?" 마리는 우물 속에서 언니가 마리의 사진을 보며 울고 있는 모습을 봤어. "아이 참, 나를 떠올리며 울고 있네. 언니가 울면 나는 정말 속상하단 말이야." 그러다 마리는 앞발로 우물의 물을 톡 하고 건드렸어. 그랬더니 마리 언니가 갑자기 울음을 그치고 뒤를 돌아봤어. 마리의 냄새가 훅 스쳐간 거야. 마리는 가끔 언니가 슬퍼할 때 자긴 항상 옆에 있다는 걸 잊지 말라고 이렇게 한다더라.
홀리는 우물을 들여다보며 환하게 웃었어. "나는 엄마랑 노는 게 제일 좋았어. 엄마랑 아빠랑 함께 뛰어놀던 공원도 그립고, 같이 간식 먹던 시간도 그리워. 우물 속에서 엄마를 보니까 마음이 따뜻해져." 홀리는 우물 속에서 엄마가 홀리의 장난감을 만지면서 슬퍼하는 모습을 보고 눈물을 훔쳤어. "엄마는 정말 홀리바보야. 매일 내 생각뿐이야. 우리가 함께한 시간은 행복했던 시간이 더 많았는데 내가 아팠을 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마음 아파하는 것 같아서 너무 속상해. 어! 이제 내 사진 보고 웃는다! 역시 우리 엄마 웃을 때 최고 예뻐!
나는 우물 앞에 앉아 조심스럽게 들여다봤어. 그러자 바로 언니의 모습이 보였어. 언니는 울고 있지 않았어. 밝게 웃으면서 씩씩하게 일상을 살아가고 있을 뿐. 그걸 본 다른 친구들이 부러워했어. 앞다투어 다들 한 마디씩 했어. '너네 언니 진짜 멋지다.' ' 우리 언니도 그만 울었으면 좋겠어.' ' 우리 엄마가 저렇게 환하게 웃는 거 보고 싶어. ' 나는 언니 모습을 보며 마음이 따뜻해졌어. 역시 우리 언니 멋있고 씩씩해. 김토토도 힘내서 신나게 하루를 보낼게!
우물 안을 바라보며 우리는 비록 지금은 다른 곳에 있지만, 우리 마음은 언제나 함께라는 걸 깨달았어.
다만, 아직 나는 우물을 앞발로 건드릴 용기가 나지 않아. 언니가 잘 지내고 있는데 갑자기 너무 많이 슬퍼할까 봐. 언니가 나를 생각하며 매일 울기보다는 차라리 나를 잊고 행복하게 지내는 편이 나는 좋아. 물론 언니는 나를 절대 잊지 않겠지만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