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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이 Aug 01. 2024

토토의 지구 재방문날

나는 김토토를 잃었다.

내일은 토토의 49재다. 토토가 떠난 지 49일째 되는 날. 나는 비교적 잘 지낸다고 굳게 믿었지만, 최근에야 내가 괜찮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다. 그리고 오늘, 정말 오랜만에 차 안에서 미친 사람처럼 통곡을 했다.


눈이 아픈 알리를 데리고 동물병원에 갔는데  점심시간이라 문이 닫혀 있었다. 그래서 토토와 자주 가던 카페에 들러 아이스 바닐라 라떼를 주문하고 나오는 길에 첫 번째로 울컥했다.


동물병원 앞으로 커피를 들고 걸어가다가 토토와 함께 기다리던 돌 난간에 잠시 앉았다. 토토가 있던 자리를 손으로 쓰다듬으며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토토는 분명히 여기 있었는데...


그렇게 울다 보니 토토가 떠난 날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차고 있던 토토 털 목걸이가 없다는 사실에 운전 중에 패닉이 왔다. 남편에게 전화해 욕실에 토토 목걸이가 있는지 물었고, 내가 잃어버린 게 아니라는 걸 깨닫자마자 통곡이 시작되었다.



나는 목걸이를 잃어버리진 않았지만, 김토토를 잃어버렸다. 목걸이처럼 김토토를 혹시 내가 잃어버린 게 맞는지, 어디에 있는지 물을 사람도 없다. 김토토는 이제 지구 어디에도 없으니까. 지구가 아니라면 어디에 있는지는 아무도 모르니까 말이다. 그래서 내가 얼토당토않은 무지개나라 이야기를 지어내며 억지로 하루하루 버티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토토가 6월 15일 토요일에 떠나고, 6월 17일 월요일에 출근하며 나는 진짜 미친 사람처럼 차 안에서 울었었다. 내 울음소리에 놀라서, 그게 또 너무 슬퍼서 15분 출근길이 1시간이 넘게 걸렸었다. 그날처럼 오늘도 울었다. 지금은 잠시 소강상태지만, 울음 버튼이 눌린 상태라 작은 자극에도 눈물이 난다.


토토의 49재를 준비하며 이것저것 주문하고 사진을 합성하는 등 허튼짓을 하고 있는데, 펫로스는 진짜 못해먹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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