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혹시 펫로스 증후군의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이 글을 클릭하셨다면, 지금 당장 뒤로 가셔도 괜찮습니다. 이 책은 상실의 아픔을 극복하는 비법을 알려주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 방법을 저도 모르니까요. 저 역시 그 절망 속에서 길을 잃은 채, 끝없는 슬픔과 고통을 껴안고 하루하루를 겨우 버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다만, 이 글들은 제가 좌절감에 허우적대며 어떻게든 버텨보려던 고군분투의 흔적들이 흘러나온 작은 기록들일 뿐입니다.
2024년 6월 15일, 토요일 오후 1시경, 토토의 심장이 멈췄습니다. 그 순간, 저는 그저 멍하니,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녀석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어요. 마지막으로 토토를 꼭 안아주고 따뜻한 인사를 건네야 했는데, 마음이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너무도 두렵고 슬픈 현실을 차마 인정할 수 없었기 때문이죠. 그 순간은 여전히 제 마음 깊숙이 남아 지울 수 없는 한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언니! 나 드디어 무지개나라에 도착했어! 3주 동안 너무 아팠던 나를 밤새 돌봐주고 끝까지 지켜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 내가 좀 더 오래 버텼으면 좋았겠지만, 그걸 못해서 미안해. 나는 진짜 언니가 우는 거 보기 싫었는데, 언니는 매일 잠도 못 자고 울고… 미안해, 언니.
내가 무지개다리를 건너던 그 순간, 혹시 내가 많이 아프지 않았을까 하고 언니가 걱정 많이 했지? 그런데 전혀 아프지 않았어! 갑자기 따뜻하고 부드러운 빛이 나를 감싸는 거야. 그 빛 속에서 몸도 점점 가벼워지고, 숨 쉬는 것도 한결 편해졌어. 정신을 차려보니, 눈앞에 무지개다리가 펼쳐져 있었지. 언니가 없어서 두리번두리번 언니를 찾았지만 아무 데도 보이지 않아서 살짝 울컥했어.
그러다가 무지개나라의 아름다움에 홀린 듯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는데, 다리 끝에 도착했을 때 고양이 한 마리가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거야! 무서워서 또 울컥했는데, 그 고양이가 "야, 너 이리 와봐." 이러는 거 있지? 무지개나라에 오면 꼭 들어야 할 ‘골골송’이 있다면서, 풀밭에 앉아보라는 거야. 고양이의 따뜻한 골골송을 들으면서 마음이 포근해지기 시작했어. 그때 또 다른 고양이가 다가와서는 내 어깨랑 다리를 꾹꾹 눌러주더라! 그 고양이가 웃으면서 "걱정 마, 여기선 아무도 아프지 않아. 이제 넌 무지개나라의 일원이야!"라고 말해줬어. 그 따스함에 나도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졌어. 아직도 언니 보고 싶은 마음은 남아 있지만, 불안하거나 무섭지는 않아!
무지개다리를 건너 환영의 집으로 가는 길에 시원한 바람이 솔솔 불어오고, 세상이 너무도 선명하게 보이는 거야! 사실, 떠나기 전에 나 언니가 부를 때 바로 달려가지 못했던 거 알지? 사실 나, 잘 안 보였었거든. 근데 여기선 모든 게 다 잘 보여! 환영의 집에 도착했더니, 나보다 먼저 무지개나라에 온 친구들이 다 나를 기다리고 있었어. 처음 보는 친구들이었지만, 따뜻하게 반겨줘서 엄청 든든했어. 환영의 집은 정말 아늑하고 따뜻하고, 창가로 햇살이 따사롭게 들어오고, 친구들이 준비한 간식과 장난감도 잔뜩 있었어! 그리고 나를 위해 모두가 무지개나라 노래를 불러줬어. 그 멜로디와 가사가 얼마나 감동적이었는지 몰라.
언니, 나 여기서 정말 잘 지내볼게. 그러니까 언니도 너무 걱정하지 말고,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 잘 지내야 해! 나도 언니 기다리면서 씩씩하게 지낼 테니까, 너무 많이 울지 말고 힘내, 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