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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이 Oct 01. 2024

토토는 엄마를 만났을까?

이렇게 예쁜 토토 내게 맡겨줘서 고마워.

토토가 무지개다리를 건넌 후, 는 매일 하늘을 올려다보며, 구름 속에서 토토의 모습을 찾곤 합니다.  구름 사이를 빠르게 훑으며, "저건 토토가 아니야, 저건 토토일지도 몰라..." 중얼거리면서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습니다. 그 구름 속에선 여전히 그 반짝이는 까만 눈을 깜박이고 있는 토토가 있는 것만 같죠. 자유롭게 하늘을 가로지르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무지개나라의 끝없는 들판을 뛰어다니는 모습이 그려져요.





무지개나라에서 토토가 맞이한 가장 특별한 순간은 자신을 이 세상에 보내준 진짜 엄마와의 따뜻한 재회일 것 같네요.  어쩌면 단 한순간도 잊지 않았던 그리움 끝에 마주한 그 눈빛에서, 토토는 자신이 얼마나 사랑받았는지를 온전히 느꼈을 겁니다.  "그동안 정말 잘 지냈구나, 토토야." 그녀가 조용히 속삭였을 것이고, 그리고 토토는 조용히 짧은 꼬리를 흔들며 반가워했을 거예요.


세상에서 가장 예쁘고 사랑스러운 토토를 내게 보내준 토토를 낳아준 엄마에게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어요. 15년이라는 세월 동안 토토는 내 삶의 일부였고, 그 시간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소중했어요. 토토를 통해 나는 누군가를 깊이 사랑하는 법을 배웠고, 함께한 모든 순간이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주기도 했지요. 이제 토토는 진짜 엄마의 품에서 다시 보호받고 있으니, 나는 조금 마음을 놓아도 될 것 같아요.


 는 이제 토토가 그곳에서 더 이상 외롭지 않다는 걸 알고 있어요. 진짜 엄마의 따뜻한 품 안에서 그동안 내가 미처 채워주지 못했던 것들이 이제는 그곳에서 모두 채워질 테니.





토토가 언니에게 보내는 편지 3


언니!  오늘은 엄마를 만났어! 지구에 있는 엄마 말고, 나를 15년 전에 낳아준 진짜 엄마 말이야.


무지개 정원에서 나비들이랑 신나게 놀고 있는데, 나무 뒤에 뭔가 보이길래 자세히 봤더니, 나랑 똑같이 생긴 거야. 처음엔 거울인 줄 알았어! 그런데 그 형체가 나를 향해 뛰어오는 거 있지? 나도 뭐지 하고 멍하니 서 있었는데, 그 형체가 내 앞에 딱 멈춰 서는 순간 알았어. "아, 엄마구나!" 하고 말이야. 엄마랑 나는 서로 소개할 필요도 없었어. 나는 자연스럽게 "엄마!" 하고 불렀고, 엄마는 나를 꽉 안아주셨어. 그리고 아기 때처럼 내 귀랑 볼털을 따뜻하게 핥아줬어.




태어난 지 겨우 4개월도 채 안 되었을 때,  다른 곳으로 보내져서 엄마는 를 다시 볼 수 없었다고 해. 그래서 내가 지구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정말 많이 걱정하셨대. 하지만 무지개 나라에 먼저 와서 엄마가 아직 지구에 있는 나를 보게 되셨을 때, 언니와 함께 지내는 내 모습을 보고 너무 안심하셨대. 언니가 나에게 준 사랑이 얼마나 큰지 잘 알고 있다고 엄마가 정말 고맙다고 전해달라고 하셨어.


엄마랑 함께한 시간은 4개월뿐이지만, 언니랑 함께한 시간은 무려 15년이야. 나는 정말 엄청나게 사랑받은 강아지야. 언니 덕분에 나는 정말 행복했어. 나는 진짜로 럭키것 같아. 언니에겐 15년이지만 나에게는  그냥 내 일생 전체나 마찬가지인 시간이었잖아. 내가 1살이었을 때나 15살이었을 때나 언제나 언니는 늘 같은  눈빛으로 나를 바라봐줬어. 예뻐죽겠다는 표정. 알지 알지. 내가 좀 예쁘지.


언젠가 언니도 무지개다리를 건너오면, 나는 정말 얼마나 기쁠까? 어쩌면 엄마를 만난 날보다 더 기쁠지도 모르겠어. 그게 대체 언제일까?  엄마가 그러는데 언니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다가 곱게 늙은 할머니가 되어서야 무지개다리를 건너올 거래. 아주 오래 걸려도 괜찮아! 그때 나는 꼬리가 떨어져라 흔들며 언니를 반기러 달려갈 거야! 할머니가 되었다고 놀릴 준비도 하고 있겠어! 곱게 늙으려면 자주 웃어야 한대 언니, 꼭 기억하라구!


나한테는 오빠랑 여동생들도 있었더라고? 이제 만나러 가려고. 다녀올게! 언니, 잘 있어!

울지 말고! 또 편지 쓸게.


-언니가 무지하게 보고싶은 토토가


Feat. 쪼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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