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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이 Sep 02. 2022

팔자에도 없던 신부전증 공부 1

너를 위해 공부한다


이제와 내가 공부를 열정적으로 또 할 일이 있을까 싶었다.

그런데 내 새끼 토토가 아프고, 내가 잘 모르는 신부전증이라는 병을 앓고 있다.

내 인생 통틀어 어떤 주제에 이렇게 꽂힌 적이 없다. 나는 신부전증을 마스터해야만 한다.

관련 저널, 논문, 유튜브 영상 닥치는 대로 정보를 삼키듯이 찾아보며 정리하고 있다.


[신부전의 원인]은 판막 이상, 당뇨, 관상동맥질환, 고혈압, 비만, 폐 질환 등이다.

토토는 최근 혈액/초음파 검사 결과를 보면 신장을 제외하고 모든 곳이 멀쩡하다.

그렇다면 토토가 심부전에 걸린 이유는 아마도 '비만'때문이었을 거다.

애가 좀 뚱뚱한 건 알았는데 그래도 내 눈엔 늘 예쁘고, 퇴근하고 돌아오면 슬픈 눈망울을 하고 있으니까 간식 하나 두 개씩 던져주는데 그만큼 산책은 제대로 못 시켰던 게으른 주인 탓이다.


[신부전의 증상]은 다뇨, 다음, 식욕감퇴, 기력 상실, 구토, 체중감소, 발작 등인데

토토가 밥을 잘 안 먹고 살이 빠졌다고 "아하, 너 다이어트하는구나! 뚱뚱한데 잘됐어! 우리 같이 다이어트하자"라고 생각했던 무식한 주인이 바로 나다. 토토가 식음을 전폐하고 몸을 떨고 구토 증상을 보인 후에나 이게 뭔가 심상치 않구나 느꼈던 무심한 주인도 나고.


[신부전증의 정의]

음식을 먹으면 영양분은 소화기관에서 흡수하고 노폐물들이 만들어진 후 배출되어야 하는데

신장 기능에 이상이 생기니 그 노폐물을 제대로 걸러주지 못한다. 비 농축된 소변만 배출이 되니 몸속에는 계속 그 노폐물들이 쌓여서 독소가 되어간다. 그래서 더 많은 양의 수분이 필요한데 신부전에 걸린 아이는 식음을 전폐하니 우선적으로 수액 처치가 필요한 것이다.


[신부전의 진단]

보통 신부전의 진단은 요검사와 혈액검사 및 SDMA검사를 통해 이루어진다.

뇨검사로는 신장이 소변을 농축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  혈액 검사로는 BUN수치와 크레아티닌 농도, 칼슘, 인, 칼륨(전해질)등을 측정하는데 보통 신부전이냐 아니냐를 볼 때는 BUN수치와 크레아티닌(CREA) 수치, 그리고 인(PHOS) 수치를 본다.


  BUN(Blood Urea Nitrogen)은 신장에서 배출되는 혈중 요소 질소의 수치이다. (BUN정상 범위: 6-27) 수의학 관련 저널을 찾아보니 이 수치는 신장 이외의 요소의 더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예를 들어 단백질 섭취가 너무 많았다면 당연히 이 수치는 오른다. 그래서 국제 반려동물 신장학회에서는 더 이상 이 수치는 신장 질환 판단 지표로 사용하지 않으나 로컬 병원에서는 피검사했을 때 가장 바로 알 수 있는 수치라서 현실적으로 계속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크레아티닌(CREA) 수치는 신장의 여과기능 검사이다. (크레아티닌 정상 범위: 0.4-1.6) 신장의 여과기 능인 GFR(glomerular filtration rate)을 직접 측정할 수 없으니 크레아티닌 수치를 통해 간접적으로 판단하는 것 같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했던 수의학 관련 저널에서는 이 크레아티닌 수치도 (interval이 high냐 low이냐에 따라) GFR을 정확히 반영하지는 못하기 때문에 크레아티닌 수치가 한번 상승했다고 해서 무조건 신장기능의 이상이 생긴 것은 아니라고 한다.


인(PHOS) 수치 또한 중요한데, 신부전증을 앓고 있다면 인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아서 칼슘과 인 수치에 불균형을 가져오면서 체내 석회화 물질이 쌓이며 다양한 염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부전증 아이들은 인 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섭취해서는 안 된다. 수치가 매우 높은 친구들은 인 흡착 제등을 투약하기도 한다.


SDMA(Symmetric dimethlarginine) 검사는 크레아티닌 검사보다 신장기능 이상에 대한 민감도가 높다고 한다. 별도의 키트로 검사가 필요하지만 신장 질환을 초기에 발견할 수 있는 도구이다. (개의 경우 수치가 18 이하 여야 정상으로 치는 것 같다.)


신장이 적혈구의 생산을 촉진하는 호르몬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빈혈검사 또한 신장 기능 손상 정도를 가늠할 수 있게 한다. 그 외에는 엑스레이 및 초음파를 통해 직접 신장의 모양을 살펴본다.


정리하자면 대부분 BUN수치, CREA수치, SDMA수치, 그리고 초음파로 실제로 신장을 관찰하면서 신부전을 진단한다. 하나의 수치로 신부전이라 단정 지을 수는 없기 때문에 모든 수치를 종합해 고려한다.


토토는 이번 주 월요일 처음 혈액검사 및  SDMA키트 검사 결과

BUN 133, CREA 5.29, PHOS 21.6, SDMA 25로 모든 수치가 매우 높았다.

적혈구 검사는 수치가 5.13인데 이건 좀 낮은 편이라 빈혈이 조금 의심되는 정도.



이번 주 월요일부터 오늘 금요일까지 총 5일간에 거쳐 토토는 수액 처지를 하루에 7시간씩 받고 있으며

오늘은 5일 만에 혈액검사를 다시 하는 날이다.

아직 병원에서 연락을 받지 못했지만 곧 토토를 데리러 가면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겠지.


토토야, 내가 네 덕에 팔자에도 없는 수의학 자료들을 읽고 또 읽는다.

이럴 거면 수의대에 갈걸 그랬지.

아, 혹시 아직 안 늦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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