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나한테 말을 걸기 때문이다. 시술에 대한 이야기는 당연히 해야겠지만 '서비스에 포함된 것 같은 수다' 이게 딱 싫다.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뭔가를 하긴 해야겠는데
뭘 해야 할지 몰라 네일&페디를 큰맘 먹고 예약했다.
역시나 나는 색을 골라야 했지만 딱히 선호하는 색이 없던 터라 편두통이 왔다. 선택하는 건 언제나 어렵지만 대세에 지장 없는 작은 선택들이 나를 매우 매우 피곤하게 한단 말이다. 그냥 이런 가벼운 선택은 즐겁게 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웃긴 건 사실 나는 큰 선택들은 충동적으로 해버리고 수습하느라 고생하는 무모한 인간이란 거다.
결국 연두색을 골랐는데 이제는 페디색을 고르란다. 또다시 스트레스를 받을 순 없어서 '같은 색으로요.'를 외치고 어색하게 마주 앉아있는데 네일샵 사장님이 나에게 마우스를 쥐어주시며 넷플릭스 화면을 띄워주셨다. 편하게 좋아하는 영화든 드라마든 보시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