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도시의 거점, 로컬카페(기타큐슈)

지역 카페가 어떻게 도시의 활력을 되살릴까?

2009년, 첫 시작부터

커피투어에는 철학이 있었다.

“단순히 커피만 맛있으면 되는 것이 아니었다.

일본커피투어를 기획하며, 각 지역의 수많은 카페를 순례하며 늘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스페셜티 커피의 파도가 휩쓸고 간 자리엔 상향 평준화된 '맛'들이 남았고, 이제 소비자들은 그 이상의 무엇인가를 갈구하기 시작했다. 그 해답의 실마리를 나는 일본 기타큐슈의 조용한 동네, ‘모리커피(森珈琲倶楽부)’에서 발견했다.


17년 일본 커피 투어의 뿌리, 항로에서 시작된 유대


필자가 이후 1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일본의 커피 문화를 탐구하고, 이를 교육과 투어 프로그램으로 접목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계기는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부산~고쿠라 항로 여객선사의 영업 담당자로 근무하며 쌓은 현지 네트워크는 단순한 비즈니스 이상의 자산이 되었다.


특히 리가로열호텔 고쿠라의 한국 인바운드 담당 지배인님, 그리고 기타큐슈시 관광협회와 맺은 끈끈한 유대 관계는 민간 교류의 큰 축이 되어주었다. 이들과의 깊은 신뢰 덕분에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로컬 장인들을 만날 수 있었고, 이는 곧 필자만의 독보적인 커피 투어 콘텐츠로 발전하는 든든한 기반이 되었다.


시스템을 넘어 장인의 '혼'으로, SIT 투어의 완성

이번 여정의 핵심은 교육의 '연결'에 있었다. 기업형 교육의 정점인 UCC 커피 아카데미에서 체계적인 시스템을 익힌 뒤, 곧바로 로컬 장인의 ‘커피 교실'을 방문하는 SIT(Special Interest Tourism) 투어를 기획한 것이다.

대규모 아카데미가 전하는 현대적 기술 위에, 모리커피와 같은 지역의 장인이 평생을 바쳐 지켜온 철학을 덧입히는 과정. 이 입체적인 교육 모델은 기술적 완성도를 넘어 커피를 대하는 '마음가짐'을 가르친다. 2011년 3월, 모리사장님으로부터 ‘커피 마스터’ 수료증을 받으며 확인한 것은, 결국 시스템과 장인 정신이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한 잔의 커피가 도시의 거점이 된다는 사실이었다.

초지관철 (初志貫徹), 낡은 간판이 전하는 울림

모리커피 입구에 걸린 ‘초지관철’이라는 문구와 묵직한 붉은 로스팅 기계는 지난 17년의 세월 동안 필자가 길을 잃을 때마다 이정표가 되어주었다. 이곳에서 맛보는 지글거리는 감성 가득한 나폴리탄 스파게티와 커피 한 잔은, 카페가 단순한 음료 판매처를 넘어 지역 사회의 온기를 나누는 '사랑방'이자 '거점'이어야 함을 증명한다

다시, 우리가 이어갈 '커피브리지'

기타큐슈의 모리커피를 나서며 나는 다시 우리가 만들어갈 연결의 다리를 떠올린다. 2002년 바닷길에서 시작된 인연이 17년의 커피 투어로 이어지고, 이제는 커피섬 영도라는 로컬 생태계를 깨우는 동력이 되고 있다.

기업의 시스템과 장인의 철학,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가 조화롭게 어우러질 때, 우리가 꿈꾸는 로컬 카페는 도시와 사람을 잇는 단단한 ‘커피브리지'가 될 것이다.


2002년 한일여객선 영업시절 맺은 인연이 17년의 일본 커피 투어라는 인생의 큰 줄기가 되었다. 신뢰로 맺어진 다리는 결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커피를 통한 기적은 지금 이 순간에도 이어지고 있다.



#커피브리지 #로컬카페 #기타큐슈 #모리커피 #UCC커피아카데미 #SIT투어 #커피장인 #전우석 #초심관철 #로컬브랜딩 #한일교류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