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소나 대 셀프
나는 페르소나 화가다
내가 그리는 그림 속에는
늘 사람이 있다
그것도 한 명이 아니고 여러 명이다
또 눈 코 입 다 버리고
사람의 실루엣만 있다
그것도 춤을 추며
병 속에 들어앉아 있고
거꾸로 서 있거나
허우적거리는 모습이다
이번 제4회 전시 준비를 위해
페로소나를 대대적으로 그린다
오늘은 색깔이 너무 예뻐서
울고 싶었다
부쩍 그림에 홀릭된다
차분하게 곱게
재현하는 미메시스는 내게
맞지 않는다
나는 내 안에 페르소나를 퍼 나르는
화가다 그래서 숨 쉰다
그래서 즐겁다
그림을 어느 정도 그려놓고
색깔을 맞춰본다
엉뚱한 색이 조화를 부리면
내 속 페르소나가 미친 듯
춤을 춘다
2025년 3월 18일 그림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