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항등식처럼

길이 아닌 것은 없다.

by 공학하는 우주인

인생을 살다 보면 우리는 다양한 우여곡절을 겪는다.

내 생각대로 되는 일은 거의 없다.


나는 어릴 때, 인생이 내가 계획한 대로 흘러갈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많은 독자들도 그리 생각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살아가면서 점점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인생은 종종 A를 계획했지만 B로 흘러간다. 그러나 그것이 꼭 나쁜 것은 아니다. B로 흘러간 인생에서 새로운 해답을 발견하기도 한다. 또는 알고보니 내가 진정으로 원하던 것은 A가 아니라 B라는 것을 깨닫기도 한다.


이렇게 보면 인생에는 정답이 없어 보인다. 아니, 정정하자면 모든 방향이 정답이 될 수 있어 보인다.


그래서 오늘 이 글의 제목은 "인생을 항등식처럼" 이다.


항등식이 무엇인가? 그 전에, 등식이 무엇인가? 등식의 등은 '같을 등'이다. 뒤의 '식'은 말 그대로 식이다. 즉 등식은 등호로 연결된 식을 의미한다. 가령 x+1=2와 같은 식이 있겠다.


이때, 등식에는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바로 <항등식>과 <방정식>이다.

다들 학창시절에 지나가다가 두 단어를 들어본 기억이 어렴풋이 날 것이다.


방정식이란 x 값에 따라 참이 되기도 하고 거짓이 되기도 하는 식을 말한다. 다시 말해 "정답"인 x값이 있는 것이다. 처음에 등식의 예시로 가져온 x+1=2를 다시 한 번 보자. 여기서 x에다 2를 넣어보자. 2+1=2...

당연히 말이 안 된다. 다시 말해, x=2라는 설정을 집어넣으면 해당 등식은 거짓(오류)이 된다. 그러나 x에 1을 집어넣으면 1+1=2! 말이 된다. 즉 x=1이라는 설정을 집어넣는 경우에는 해당 등식이 참이 되는 것이다. 이런 식을 방정식이라고 한다. 등식의 예시로 처음에 가져온 식은 사실 등식 중에서도 방정식이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항등식은 무엇일까? 항등식의 '항'은 항상을 의미한다. 즉 항상 같은 식. 항상 참인 식이라는 것이다.

가령 x-x=0이라는 식을 보자. 이 식은 x라는 우리가 모르는 어떤 수에서 그 수 x를 빼면 0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어떠한가? 수학을 조금이라도 아는 독자들이라면 "당연한 말 아닌가?"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렇다! 그것이 핵심이다. 위의 등식은 x에 어떠한 값을 집어넣어도 기본적으로 "당연히 맞다". 다시 말해 "정답"이 무수히 많으며 모든 답이 정답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등식을 항등식이라고 한다.


내가 느끼기에 우리의 인생은 항등식과 많이 닮아있다. 수많은 변화와 변수가 매순간 존재하는 이 세상 속에서 인생의 정답은 정해져 있지 않아 보인다. 모든 경로가 정답은 아닐지라도, 정답이라 칭할 수 있는 다양한 길이 있는 것이 인생인 것 같다. 이에 대한 반박을 충분히 할 수 있지만 최소한 터무니없는 생각은 아닌 것 같다.


방정식과 같은 인생은 너무 답답하다. 답을 정해두고 사는 것은 오답에 대한 두려움을 만들어낸다. 이는 인생에서 충분한 도전과 건강한 방황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아간다.


우리가 방정식보단 항등식에 가까운 인생을 지향하는 것이 좋다는 소감을 남기며 글을 이만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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