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사의 사화(士禍)

피타고라스와 히파수스

by 공학하는 우주인

사화(士禍)는 조선시대의 서로 다른 두 정치적 집단이 서로 대립하던 상황에서 발생한 일련의 비극이다. 총 네 번이 일어났다고 알려져 있는데, 무오사화, 갑자사화, 기묘사화, 을묘사화가 그것들이다. 각 사화마다 그 발생 원인과 대립점이 다르지만 한 가지 분명한 점은,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상대를 탄압했다는 것이다.


고대 수학사에도 이와 비슷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수학사에 관심있는 독자들이라면 한 번 즘 들어봤을 수도 있는 "피타고라스와 히파수스" 사이의 이야기이다.


우선 두 인물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피타고라스는 여러분 모두가 아는 그 '피타고라스'이다. 직각삼각형에서 빗변의 제곱이 다른 두 변의 제곱의 합과 같다는 정리에 따라붙는 그 사람이다.


기원전 6세기경에 활동했던 피타고라스는 사실 혼자서 고독하게 수학을 연구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추종자들 혹은 제자들과 함께 수학을 같이 연구하는 사람이었다. 이러한 '피타고라스학파'는 일종의 종교 공동체와 같았으며 우주의 질서가 자연수와 그들의 비율만으로 완벽하게 설명될 수 있다고 믿었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믿음 때문에, 피타고라스 학파에게 자연수로 표현되지 않는 수 내지 이론은 받아들여질 수 없었다. 자연수로 표현되지 않는 수는 그들에게 불경한 것이었다.



<자연수로 표현되지 않는 수>


독자들은 생각나는 수가 있는가? 수학에 관심이 굉장히 많은 독자가 아니라면 쉽게 생각해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예시를 하나 듣는 다면 "아하" 하고 고개를 바로 끄덕일 것이다.


바로 루트가 들어간 숫자들이다.


루트2를 보자. 루트2는 자연수의 비로 표현되지 않는다. 자연수의 비로 표현된다는 것은 다음과 같다.


0.1이라는 수는 1을 10으로 나눈 수이다. 1/10이라는 뜻이다. 즉 1과 10이라는 두 자연수의 비로 표현이 된다.


2라는 수는 자연수 그 자체이기도 하고, 2/1 이렇게 2를 1로 나눈 수라고 볼 수도 있다.


이것이 자연수로 표현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루트2는 이런 식으로 나타내는 것이 불가능하다.



<히파수스가 루트2를 발견하다>

히파수스도 피타고라스학파의 일원이었다. 그는 어느날 하나의 직각삼각형을 떠올리게 되는데 이것이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게 된다. 다함께, 그가 당시에 떠올린 직각삼각형을 감상해보자.


ChatGPT Image 2026년 1월 30일 오후 06_46_47.png

두 변의 길이가 모두 1인 직각삼각형, 엄밀히는 직각이등변삼각형이다.

이 삼각형에는 아주 불경한 길이를 가진 변이 존재하는데, "루트2"의 길이를 가진 빗변이 그것이다.


왜 해당 길이가 루트2인지 궁금한 독자들을 위해 해당 길이를 몰랐다 하고 x라 둬 보자.

그러면 피타고라스 정리에 의해,


x제곱=1제곱 + 1제곱=2


x=루트2

가 된다.


누가 보기에도, 세상에 당연히 존재할 법한, 아니, 존재하는 직각삼각형이지만, 당시에 해당 삼각형의 존재는 피타고라스학파에게 매우 위험한 존재였다.


그 이유는, 빗변의 길이를 재었을 때, 그 값을 자연수만으로 표현할 수 없었기 때문!


히파수스는 위의 삼각형에서 "피타고라스 학파가 틀렸다"

라는 사실을 발견했으며 루트2의 존재를 밝혀내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히파수스는 이 사실을 밝혀내고 명시한 죄로 학파 내부에서 추방되었으며 결국 바다에 빠져 죽었다고 알려져 있다. 피타고라스 학파가 처형한 것인지 혼자서 죽은 것인지는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물론 이 이야기는 너무 오래된 자료 속의 내용이거나 상당 부분 구전된 것이기에 온전히 믿으면 안 되지만, 비극적인 수학사의 한 장면으로 알아둘 만한 스토리이다.


오늘은 이렇게 조선 시대의 사화하고도 나름 닮아 있는 "피타고라스와 히파수스" 이야기를 전하여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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