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탐방이 연애 기록이 되는 순간

사업 탐방이 연애 기록이 되는 순간


송도에 갔다.

처음 목적은 명확했다.

사업.

나는 공간을 보고
숙소를 보고
도시 구조를 본다.

직업병이다.

어디를 가도
“여기 숙소 하면 괜찮겠다”
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그런데 그날은 조금 달랐다.

여자친구와 함께였다.

센트럴파크의 물 위에는
달 모양 보트들이 떠 있었고

도시의 불빛은
잔잔한 호수 위에
천천히 흔들리고 있었다.

나는 그 풍경을 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늘
내 인생을 적토마라고 생각했다.


앞만 보고 달리는 말.

사업

계획
목표

하지만 그날 밤
나는 조랑말이었다.

천천히 걷고
하늘을 올려다보고
옆에 있는 사람을 바라보는 말.

인생이란
가끔 이렇게 우리를 멈추게 한다.


사업 탐방으로 시작한 하루가
데이트 기록으로 끝난 것처럼.

나는 아직도
내 삶을 열심히 달리고 있다.

하지만 가끔은
이렇게 멈추는 날도 필요하다.

그래야
내 옆에 있는 사람도
보이니까.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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