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하늘에서 조금 오래 내려다보았다.
내가 가장 사랑했던 두 남자가
작은 식탁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 있었다.
한 사람은 내가 평생 함께 살았던 남자,
세월을 묵묵히 견디며 가족을 지켜온 사람.
그리고 다른 한 사람은
내 품에서 막내로 자라
이제는 누군가를 돌보는 어른이 된 아들.
참 이상하지.
분명 나는 이 세상에 없는데
저 장면을 보고 있자니
마치 바로 옆자리에 앉아 있는 것만 같다.
아빠는 아직도 말수가 적구나.
몸이 아파도 내색하지 않고,
괜찮다고만 하다가
결국 오래 앓았겠지.
나는 다 안다.
평생 그 사람은 그랬으니까.
그런데 오늘은 조금 안심이 된다.
우리 막내가
아버지 앞에 앉아
음식을 덜어주고,
표정을 살피고,
천천히 드시라고 눈빛으로 말하고 있으니.
언제 이렇게 컸을까.
예전에는 아빠 손을 잡고 걷던 아이가
이제는 아빠의 속도를 맞춰 걷고 있다.
세월은 참 잔인하면서도 다정하다.
무엇을 데려가고
무엇을 남겨두는지
아무도 알 수 없지만,
사랑만은 모양을 바꿔 남는다.
내가 살아 있을 때는
가족이 함께 밥을 먹는 일이
당연한 줄 알았다.
저녁이 되면 자연스럽게
한 식탁에 둘러앉았고,
누군가는 늦게 오고,
누군가는 투덜거리며 숟가락을 들었다.
그 평범함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떠나고 나서야 더 선명하게 보인다.
오늘 저 식탁 위에는
볶음밥이 있고,
날개튀김이 있고,
탕수육이 있다.
아주 특별한 음식은 아니지만
내게는 그 어떤 진수성찬보다 아름답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서로의 안부를 묻고
같은 음식을 나누는 장면보다
더 눈부신 풍경은 없으니까.
아빠, 조금 더 드세요.
창대야, 잘하고 있다.
네가 이렇게 아버지 곁을 지키고 있는 걸 보니
엄마는 참 마음이 놓인다.
삶은 생각보다 짧고
함께하는 시간은 생각보다 더 귀하다.
그러니 많이 웃어라.
아버지와 더 많이 걷고,
더 많이 먹고,
더 많이 이야기해라.
내 몫까지.
나는 하늘에서
너희가 함께 있는 장면을
오래오래 보고 있을 테니까.
오늘의 식탁은
한 끼 식사가 아니라
가족이 아직 서로를 사랑하고 있다는
아주 조용한 증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