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풍경은 보는 순간
시간을 거꾸로 데려간다.
서울대공원 스카이리프트가 그랬다.
초등학교 때 한 번 타본 기억이 희미하게 남아 있었는데
2026년 봄, 벚꽃이 만개한 날 다시 올랐다.
그리고 들었다.
이번 해가 마지막이라고.
마지막이라는 말은
평범한 풍경에도 이야기를 입힌다.
리프트는 천천히 올라갔다.
벚꽃이 발아래 펼쳐지고
호수는 잔잔하게 빛났으며
산은 멀리서 묵묵히 봄을 품고 있었다.
그 아름다움 속에서
나는 아주 인간적인 사실 하나를 발견했다.
나는 생각보다 높은 곳을 무서워하는 사람이었다.
사랑은 종종
그 사람의 손을 잡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날은 조금 달랐다.
무서워서 더 꽉 잡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떨림이 불안이 아니라 평안으로 남았다.
어쩌면 사랑은
두려움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두려움 속에서도 함께 있는 상태인지 모른다.
어린 날의 내가 올려다보던 봄과
지금의 내가 마주한 봄은 다르지만
한 가지는 같았다.
아름다운 것은
늘 조금 마음을 흔든다는 것.
그래서 기억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