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운전을 오래 못한다.
몸은 먼저 쉬자고 하고
마음은 조금만 더 가자고 한다.
그날 밤도 그랬다.
구례까지 가는 길은 멀었고
휴게소를 다섯 번 넘게 쉬었다.
솔직히 중간에 몇 번은 생각했다.
“이걸 꼭 가야 하나.”
그런데 새벽 6시.
치즈랜드에 도착하자
세상이 갑자기 노란색으로 열렸다.
수선화가 산을 덮고
호수는 그 풍경을 조용히 받아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안에
사랑하는 사람이 서 있었다.
그 순간 알았다.
인생은 편한 길보다
감격하는 길이 오래 남는다는 것을.
여행은 늘 그렇다.
몸은 피곤하고
마음은 살아난다.
연인과 자연은
서로를 더 깊게 보게 만든다.
말보다 풍경이 먼저 위로하는 순간.
나는 그날
꽃을 보러 간 것이 아니라
삶과 다시 손을 잡으러 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