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편지
시아
2025년 1월 15일 오전 10시 33분. 대통령이 ‘체포’되었다는 보도가 일제히 떴다. 경찰기동대 54개 부대, 3200여 명이 동원되었고, 대기한 기동대 버스만 해도 160대였다. 체포영장에 기재된 윤대통령의 죄명은 ‘내란 우두머리’다. 모두 알고 있듯이 국회 탄핵소추단은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탄핵소추 사유에 ‘내란죄’를 삭제했다. 빠른 탄핵 처리를 계산에 넣은 것이라고 하지만, 결국 내란죄 없는 내란 우두머리가 된 것이다.
윤 대통령은 공수처에 배치된 경찰병력의 철수와 함께 자진 출석을 요청했지만 묵살되었다고 한다. 한 언론매체에서는 ‘황제연행’이라고 비난받을 수 있으니 호송 차량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대통령은 공수청까지 경호 차량으로 이동했다. 영상으로 대통령이 직접 밝힌 것처럼, 저지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유혈사태로 국민을 다치게 하지 않으려는 결단이었다. ‘채널 A 뉴스’는 자막으로 15일 낮에, 윤 대통령이 SNS에 자필로 쓴 원고 내용을 공개했다. ‘국민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으로 이렇게 시작하고 있다.
“을사년 새해에는 정말 기쁜 일 많으시길 바랍니다. 저는 작년 12월 14일 탄핵소추 되고 나서 혼자 생각하는 시간을 많이 갖게 됐습니다. 좀 아이러니하지만, 탄핵소추가 되고 보니 이제야 제가 대통령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대통령은 지난 26년간의 공직 생활 중, 지금은 네 번째 직무 정지라고 했다. 부지런히 해야 하는 업무에 집중하다가 이런 상태에서 스스로 대통령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은 ‘안타까움’ 때문이라고 했다. 좀 더 현명하게, 더 경청하면서, 더 잘했어야 했는데 하는 후회도 든다고 했다. 부족한 자신을 믿고 응원해준 얼굴들이 떠오르고, 어려운 여건에서 고생하는 분들의 생각도 많이 난다고도 했다. 이어 대통령은 계엄선포 뒤 가진 대국민담화와 공수처로 가기 직전에 보낸 짤막한 영상편지와 같은 맥락의 말을 털어놓았다.
현대판 전쟁은 허위 선동의 심리전, 정치인 매수와 선거 개입, 디지털 시스템을 공격하는 사이버전, 국가기밀정보와 핵심 산업기술 정보의 탈취 같은 정보전을 비롯한 ‘하이브리드전’이라고 하면서 국익에 명백히 반하는 반국가행위를 하는 다수당의 횡포를 언급하기도 했다. 게다가 살인사건이 일어났지만, 살인범을 특정하지 못하니 살인사건 자체가 없었고, 그냥 자연사라고 우기는 비유를 들어 국민 주권을 도둑질하는 부정선거를 개탄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의지는 확고하고, 소신은 분명하고, 명분은 논리적이고 합리적이다. 반대하는 이들, 국익을 무시한 채 부정선거를 저지른 이들, 그들의 카르텔에 속한 이들, 그들이 획책한 대통령 죽이기 프레임에 놀아난-자신이 놀아난 줄도 모르고 있는- 이들의 시각에서 보자면, 윤 대통령의 모든 행보는 몹쓸 짓이다.
한때는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며 환호하던 군중들이 자신을 죽이라고 고함지르는 행패를 고스란히 당하면서 예수는 십자가에 매달린 채 마지막 말을 남긴다.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 이제, 윤 대통령을 신의 손에 부탁할 차례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이 다시 시작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 길은 성찰과 통찰이 어우러진 놀랍도록 아름다운 길일 것을 예감한다.
* 호모 룩스(HOMO LUX)는 빛으로서의 인간을 일컫습니다. 라틴어로 인간이라는 ‘호모(HOMO)’와 빛인 ‘룩스(LUX)’가 결합한 단어입니다.
* ‘호모룩스 이야기’는 치유와 결합한 시사와 심리, 예술과 문화에 대한 에세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