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신할 수 있다. 그림 인공지능은 이미 막을 수 없다. 하지만 예술의 종말을 막을 수 없는지는 생각해보아야 한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그림이 미국에서 열린 미술대회에서 디지털 아트 부문 1위를 차지하며 논란이 되었다.
붓질 한 번 하지 않은 그림이 어떻게 예술이냐고 묻는다.
로봇이 올림픽에 참여한 거랑 뭐가 다르냐고 묻는다.
예술가들은 예술의 죽음이 눈앞에서 펼치지고 있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고 탄식한다.
ai그림은 예술의 종말일까? 우리는 ai그림을 예술로 인정해서는 안될까?
인공지능을 예술을 위한 도구라고 생각할 순 없을까? 포토샵처럼 말이다. 포토샵도 예술이 아니라고? 그럼 사진은 어떤가? 알다시피 사진은 이미 예술의 한 분야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그렇다면 포토샵은? 물론 포토샵은 예술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포토샵 역시 '디지털 아트'라는 이름하에 예술의 한 분야로 자리 잡았다.
예술의 의미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기술의 발전에 따라 점차 확대되는 중이다. 처음에 예술로 정의되었던 미술은 단순히 사실 재현의 용도였다. 하지만 사진의 등장으로 미술은 '재현'에서 '표현'으로 관점을 바꿨다. 그 영향을 받은 대표주자가 피카소와 고흐다.
피카소 - 아비뇽의 처녀들 고흐 - 별이 빛나는 밤에
미술은 종말 하지도 않았고, 사진도 예술로 인정받게 되었다. 사진은 사실을 아름답게 묘사, 그림은 작가의 표현을 담는 것으로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했다. 그러다, 컴퓨터 그래픽(CG)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는 사진과 영상에도 작가의 상상과 표현을 담아낼 수 있게 되었다. 다양한 그래픽 작품뿐만 아니라 우리가 보는 영화까지도 디지털 아트라는 이름 하에 예술에 들어가게 되었다.
이젠 인공지능이 그다음 단계를 이끌어나갈 차례가 아닐까? 물론 아직도 '붓질 한번 하지 않은 작품이 어떻게 예술이냐'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이쯤에서 우리가 글을 다시 올려 주목해야 할 점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그림이 참가했던 분야가 '디지털 아트 부문'이라는 점이다.
게다가 붓질만 하지 않았을 뿐, 작가 앨런은 80여 시간 동안 키워드를 입력하면서 해당 작품을 보완, 수정해나갔다. 어찌 되었든 인공지능이 제안한 여러 작품들을 보완, 수정 후 '최종 선택을 한 것'은 결국 작가다.
예술에 있어서 우리에게 인공지능이라는 강력한 도구가 생긴다는 것은 곧 예술로 향하는 진입장벽을 낮춰줌을 의미한다. 예술이 '재현'에서 '표현'으로 넘어갔듯, 이제는 '기획'의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뛰어난 창의성을 가지고 있지만, 재현 능력이나, 표현 능력이 부족해서 예술을 하지 못한 사람도 예술을 할 수 있어졌다. 우리는 그로 인해 더 많은 예술작품을 접할 수 있게 된다.
순수 예술은 순수 예술대로 남기고, 디지털 아트는 예술의 다양성을 더해준다고 생각하면 된다.
왜 굳이 우리는 좁은 시야로만 세상을 보려 하는가.
사용 가능한 도구가 많아질수록, 예술의 다양성은 확대된다. 포토샵과 컴퓨터 그래픽은 되고 ai는 안될 이유는 없다. ctrl+C, ctrl+V는 활용 가능하고 , ai는 활용 못할 이유는 없다.
이러한 생각은 비단 나만의 생각이 아니다. 대회를 주최한 주최 측은 트위터를 통해 "이 작품으로 좋은 대화를 나눌 기회가 될 거라고 본다."라는 공식 입장을 남겼다.
마르셀 뒤샹 - 샘 마르셀 뒤샹의 샘이 우리에게 예술의 의미를 물으며 예술계의 판도를 바꾸었듯이 인공지능 역시 우리에게 같은 질문을 하고 예술계에 도전장을 내밀 것이다. 주최 측이 했던 말처럼 우리는 앨런의 작품을 통해 좋은 대화를 나눌 기회가 생긴 것이다.
물론 아직 인공지능이 해결하지 못한 큰 문제가 하나 있다. 바로 저작권이다. 인공지능이 작품을 학습하는 과정에서 시중에 있는 다른 작가들의 그림을 무차별적으로 학습하는 것이 저작권을 위배한다는 주장이다.
Good artists copy, great artists steal.
훌륭한 예술가는 모방하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
훌륭한 예술가는 모방하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 피카소가 말하고, 스티브 잡스가 좋아했던 명언이다.
예술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서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다. 단순 카피라면 물론 문제가 되겠지만, 무엇이든 영향을 받고 자신만의 색깔을 담는 것이 창조의 기본이다.
개인적으로 무엇이든 품에 혼자만 쥐고 있는 것보다, 서로 공유해가며 서로가 서로의 발전을 돕는 톱니바퀴가 되었으면 한다. 창조는 제로섬 게임이 아닌 논제로섬 게임이다.
우리는 타인에게 배우고, 모방하며, 성장한다. 인공지능도 우리와 같은 수순을 따를 뿐이다. 다만 중요한 것은 나눠주고 공유해준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배려 그리고 감사를 잊지 않는 것이다.
예술은 반드시 하나부터 열까지 인간이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자연을 활용하든, 인공지능을 활용하든 우리에게 심미적 가치와 경이를 준다면 그 자체로 예술이다.
이제 우리에게 인공지능이라는 새롭고, 강력한 도구가 주어졌다. 그 덕에 뛰어난 기획력과 창의력을 가졌으나, 표현 능력이 부족했던 사람도 예술에 더 많이 뛰어들 수 있을 것이다.
그림 인공지능의 발전은 이미 막을 수 없다. 그 성장세를 막기는 힘들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발전을 수용하고,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다만 그런 발전에 맞게 윤리의식 역시, 같이 성장시켜야 할 것이다.
결국, 나는 인공지능의 발전이 예술의 종말을 가져오지는 않으리라 생각한다. 오히려 예술의 폭을 넓혀주리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