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추천 책:<경험의 멸종> - 크리스틴 로젠
다짜고짜 책 한 권을 추천하려고 합니다.
크리스틴 로젠의 <경험의 멸종>이라는 책인데요.
이 책은 기술이 앗아간 우리의 경험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이를테면 미술관에서 두 눈으로 직접 작품을 보는 것이 아니라, 휴대폰 카메라 화면을 통해서 보는 것들이죠.
본인은 아니라고는 주장하지만, 전반적으로 기술 발전에 부정적인 입장으로 보입니다. 조금 꼰대 같은 면모도 보이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 책을 눈여겨본 건 우리 인간의 최우선 가치가 ‘효율’ 이 되어버린 것만 같아서입니다.
기술의 발전은 ‘가장 효율적인 것’을 ‘가장 좋은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이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도태될 테니까요.
문제는 “과연 효율이 인간에게 최우선 가치인가?” 하는 점이죠.
저는 효율의 반대말은 낭만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 효율 대신 낭만을 선택하는 건 굉장히 어리석고 멍청한 선택이죠.
만약 제가 사랑하는 연인에게 생일 선물로 종이학 1000마리를 접어서 선물한다면?
다음 날 그 종이학 1000마리는 재활용도 안 되는 일반쓰레기로 들어갈 것입니다. 물론 저도 함께요.
그나마 낭만이 통하는 곳은 사랑입니다. 종이학까진 아닐지라도 손편지나 직접 떠준 목도리 등은 비효율적이지만 여전히 소중한 선물입니다. 게다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선 낭만이 있다면 바보 같은 짓도 마다하지 않을 테니까요.
하지만 요즘은 그마저도 녹록지 않습니다. 결정사에 의해 사랑마저 효율이 차지해 버렸거든요. 나의 재산, 학력, 직업, 집안 등을 점수매기며 효율적으로 매칭시켜 줍니다. 참 좋은 세상이죠?
저는 이 책의 저자처럼 기술 발전에 부정적인 입장은 아닙니다. 오히려 누구보다 gpt를 애용하고, 기술 발전을 희망하는 사람입니다.
다만, 가끔은 효율보다 낭만을 추구했으면 합니다.
그래도 사람 냄새가 좀 나는 세상에 살고 싶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