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남은 너

잘 지내?

by kj

〈잘 지내?〉

모두가 툭 던지듯 묻는 말인데
나는
이 말이 너무 무거워
한참을 품에 안고만 있었어.

잘 지내?
사랑아, 그 말 안에
얼마나 많은 눈물이
얼마나 많은 하루가
얼마나 많은 아직도 를 담고 있는지
너는 알고 있을까?

나는 요즘
네가 남긴 빈자리 위에
하루씩, 아주 조심스럽게
시간을 쌓고 있어.

그 위에 앉아
네가 남긴 냄새를 기억하고
네가 웃고있는 사진을
애써 피하지도 못하고
그저 멍하니 바라보다가
울고 웃고
다시 아무 일 없던 사람처럼
출근하고 퇴근해.

멀쩡한 얼굴로
잘 지내고 있는 척하지만
사실은
지금 이 순간도
네가 없다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살아.

사진 속 네 눈빛이
나를 향해 웃어줄 때마다
낯설고
가슴이 덜컥 무너져.

그래도 살아.
너처럼.. 묵묵히.

그러니까 사랑아.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도
내가 아직 묻고 싶은 건
여전히 그거 하나야.

잘 지내?

나 없이도
눈부신 날들을 걷고 있는지,
밤마다 무섭지 않고
아프지 않고
기다리지 않고
그저, 온전히
행복할 수 있는지.

그게 가장 궁금하고
가장 무서운 말이야.

왜냐면..
너가 정말 잘 지낸다면
나는 이제,
더는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는 뜻이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말은
내가 마지막까지
너에게 남기고 싶은 사랑이야.

잘 지내. 사랑아.
그리고
내가 다시 만나러 갈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먼저 행복해 있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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