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친정엄마, 외할머니

by 뚜루

내가 결혼을 하면서 엄마는 친정엄마가 되었다.

내가 엄마가 되면서 엄마는 외할머니가 되었다.


외할머니가 그랬듯, 엄마에게도

아기에게 아기가 생겼다.


내가 결혼을 하던 날,

아빠가 많이 울 것이라는 예상과 다르게

엄마가 많이도 울었다.


나는 그런 엄마를 보며 애써 싱긋 웃어보았다.

'엄마, 울지 마.' 눈으로 말하고 있었다.


아직도 모르는 게 많은 작고 애틋한 아이가

자기를 닮은 사람과 손을 잡고 있는 뒷모습에,

그녀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엄마가 되었다는 딸의 말에,

그녀는 어떤 마음을 품었을까.


심지어 아직 그 딸은 김치찌개를 어떻게 끓이는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잊을만하면 엄마에게서 택배가 잔뜩 온다.


“몸에 좋다는 미역국은 냉동실에 꽝꽝 얼렸으니 하나씩 데워먹고, 가장 좋아하는 계란말이도 보냈으니 꼭 챙겨 먹어. 김장김치, 알타리김치, 파김치 떨어질까 꽁꽁 싸서 보냈으니 바로 냉장고에 넣어놔. 사위가 좋아하는 멸치볶음도 꼭 식탁에 꺼내 같이 먹어 “


그리고 또 머지않아 다시 전화가 온다.

“딸기 먹고 싶다는 말 생각나서 같이 보내. 또 먹고 싶은 거 있으면 꼭 말해.”


요리는 영 자신 없고 소질 없다는 딸이

너무 멀어 갈 수도 없이 멀리 있는 배불뚝이 딸이

바쁘다고 귀찮다고 대충 라면이나 때워먹는 일 없게끔

엄마는 엄마의 아기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