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그것은 무엇인가

지극히 개인적인 출산기

by 뚜루

임신 35주 0일 오전 2시 30분경

긴급재난문자 알림으로 잠에서 깼다.

잠에서 깬 이후 점점 배가 아파오더니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통증과 구토감으로 가진통을 의심했다.(간헐적이며 주기가 규칙적이지는 않았다.)

화장실을 가봐도 나아지지 않고 구토감은 계속 이어져서 헛구역질이 여러 번 나왔다.

새벽 내내 아기 태동이 많아졌고 배가 딱딱해졌다 풀어졌다 반복되었다.

밑 빠짐 증상을 처음으로 느껴보았다.


36주 0일 오후 10시경

갑자기 아랫배가 조였다 풀렸다 진통으로 잠에서 깼다.

3번 정도(30분 정도) 통증이 반복되었지만 강도가 참을만한 정도였다.

팬트리 청소, 매트리스 버리기, 이불 세탁 등 집안일을 무리하게 해서 가진통이 온 것 같다.

이제 무리해서 돌아다니지 말아야겠다 다짐했다.


39주 2일 오전 3시경

자다가 갑자기 배가 아파서 눈이 저절로 떠졌다.

아랫배가 아파왔는데 조였다 풀렸다 주기가 있는 것 같아 진통어플을 설치했다.

그동안 진통보다 더 강도가 강했지만 진진통인지 가진통이지 헷갈렸다.

어플에서 자세를 바꿔도 아프면 진진통, 괜찮으면 가진통이라길래 자세를 바꿨고 아픔이 사라졌다.


39주 4일 오전 1시경

자다가 화장실을 가고 싶어서 일어났는데 밑 빠짐 증상이 시작되었다.

아랫배가 조였다 풀렸다 헷갈리게 아프기 시작했다.

가진통 같아서 자세를 바꿔봐도 계속 주기적으로 아팠는데 졸려서 아파도 참고 잤다.


오전 7시

아침에 일어나 화장실에 가보니 이슬이 비쳤고 밑이 빠질 것 같은 통증이 있었다.

몸 컨디션이 안 좋고 걷는 게 어기적거릴 정도로 y존의 뼈가 너무 욱신거렸다.


오전 9시

정기검진 날이라 병원에 방문했다.

내진을 했고 전혀 열리지 않았다고 했다.

선생님은 이슬이 비쳤으니 산책 자주 하고 운동을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태동검사 결과 새벽의 진통은 진진통은 아니고 가진통이며 뭉침이 주기적으로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하셨다.

그리고 다음 내원 전까지 소식이 없으면 유도분만 날짜를 잡자고 하셨다.(일주일 후)

집까지 걸어오는 길에 밑 빠짐 통증이 아파서 걸었다가 쉬었다가 정말 느리게 걸어왔다.


오후 12시

살짝 낮잠을 잤는데 배가 아파서 잠에서 깼다.


오후 1시

이불빨래와 세탁기, 건조기를 돌리고 짜파게티와 돈가스를 먹었다.

아파트산책 30분을 걸으면서 진통주기가 규칙적으로 변했다.

걷는데도 너무 힘들고 밑 빠짐 통증이 있어서 느리게 걸었고 걷다가 쉬다가를 반복했다.


오후 3시

어제 시켰던 택배가 도착했길래 포장을 풀고 정리하는데 통증 때문에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렸다.

친정엄마를 도와 저녁메뉴인 김밥을 준비하는데 진진통 같은 고통이 15분 간격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오후 8시

이건 정말 진진통이라고 생각이 드는 게 진통 한 번 하면 식은땀이 줄줄 났다.

여전히 주기는 15분이었다.

오늘 아니면 내일 아기를 낳겠구나 싶어서 샤워를 했는데 샤워하면서 따뜻한 물에 긴장이 풀렸는지 주기가 10분으로 바뀌었다.


오후 9시

남편이 도착했고 진통주기는 여전히 10분이었다.

저녁 최후의 만찬으로 친정엄마표 샤브샤브와 김밥을 먹었다.

저녁을 먹는 내내 진통주기는 10분 간격이었다.


오후 10시

진통 주기가 갑자기 6분~8분으로 줄어들었다.

그리고 순식간에 5분으로 바뀌더니 10시 50분 병원 응급분만실에 전화를 했다.

병원에서는 병원과 집 거리도 가깝고 초산모이니 2~3분 간격일 때 다시 연락해 달라고 했다.


오후 11시 50분

진통주기가 2~3분이 되었고 더 이상 고통을 참을 수 없겠다 싶어 병원에 전화 후 분만실로 향했다.


39주 5일 오전 0시

병원에 도착했고 내진한 결과 자궁문은 4cm가 열렸다.

무통주사를 바로 맞을 수 있다고 했고 기뻤다.

고통이 너무 커서 빨리 무통주사를 맞고 싶었다.

출산 고통 중 하나인 항생제테스트는 전혀 아프지 않았고 관장을 바로 한 후 가족분만실로 옮겨졌다.

화장실에서 진통을 계속하며 나오질 못하니 간호사 선생님들이 이제 그만 나오시라고 말씀하셨다.


오전 0시 30분

무통주사 맞는 과정이 너무 긴장되고 아팠다.

진통이 몰아오는데 척추 마디마디가 시큰거리고 구부리는 자세가 만삭의 배 때문에 너무 힘들었다.

출산 과정 중 무통주사를 맞는 게 가장 힘들었다.

하지만 무통주사를 맞고 10분 뒤 고통이 없어졌다.

그러나 밑 빠지는 통증은 무통으로도 해결이 안 됐다.

이는 아기가 내려오는 거라 통증이 잘 느껴지는 것이라 그렇다고 했다.


오전 1시

쉴 새 없이 분만실 간호사 선생님들이 내진을 계속하셨다.

아기 내려오게 오른쪽 왼쪽 몸을 돌려가면서 자세를 잡아주셨다.

자궁문은 6cm가 열렸다.


오전 1시 30분

내진 결과 자궁문은 8cm가 열렸다.

아래에서 주르륵 양수가 터지며 따뜻한 액체가 흐르는 느낌을 받았다.

무통주사로 고통을 많이 느끼지 못한 채 숨을 크게 쉬지 않으니 산소호흡기를 끼고 호흡을 연습했다.

아기가 산소를 제대로 못 받아서 심박수라 느려졌고 계속 호흡 연습을 했다.


오전 2시

내진 결과 자궁문은 다 열렸다.

그런데 아기가 조금 덜 내려와서 아기 내리는 힘주기 방법을 간호사 선생님과 연습했다.

혼자서 밑 빠짐 증상이 있을 때마다 연습하라고 하셨고 대변 마려운 느낌이 들 때 호출하라고 하셨다.

남편과 손잡고 연습하다가 대변이 마려운 느낌이 들었다.

어디까지 힘을 줘야 하는지 혼자 힘을 주다가 아기가 나올까 봐 걱정돼서 힘을 힘껏 주지 못했다.


오전 2시 20분

남편과 힘주기 연습을 하다가 도저히 이러다가 아기가 나올 것 같아 안 되겠어서 간호사 선생님을 호출했다.

제발 아기 낳고 싶다고 생각하고 선생님들과 힘주기 연습을 열 번 정도 했다.

그리고 아기 머리라 자궁문 입구까지 내려왔다는 말씀을 들었다.

갑자기 의자가 분만의자로 변하더니 의사 선생님께서 오셨다.


오전 2시 40분

드디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힘을 한번 줘보세요.”하시길래 젖 먹던 힘까지 흉곽부터 배 아래까지 힘을 내려서 길게 주었고 힘주기 한 번만에 아기를 낳았다.(오전 2시 44분)

아기 머리가 나오고 힘을 빼라길래 “후~ ” 하면서 힘을 쭉 뺐고 태반을 꺼내고 후처치를 마무리했고 짧지만 강렬했던 출산이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