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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것저것 Jul 13. 2022

친구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나에 대해 얼마나 말할 수 있나요?

친구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만나서 맛있는 밥도 먹고 카페도 가고 즐겁게 놀면서 이야기하는 사이요.


친한 친구의 기준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나에 대해 많이 알고, 나도 그 친구를 많이 알고 서로 더 잘 통하는 사이요.


그럼 친한 친구에게 나에 대한 많은 것들을 말할 수 있나요? (가정사, 비밀 등) 

글쎄요.. 정말 친하고 믿는다면 말할 수 있겠죠?


정말 친한 친구에게 자신에 대한 것들을 말한 적이 있나요? 

네 저는 있어요, 소중한 제 친구들에게 말했어요.


그렇다면 정말 친하고 믿는데 말을 하지 않는다면 그 친구는 친한 친구가 아닌가요?

아니요 그건 아니에요, 물론 친한 친구예요 하지만.. 흠.. 참 어렵네요.  


아무리 친해도 말을 하는 거에 있어서는 기준이 존재한다는 것인가요? 

아마 그런 것 같아요, 엄청 친한 애한테도 말 안 하는 것들을 그냥 안 친한 사람들한테  가볍게 말할 때도 있으니까요.    


친구란 무엇일까?


네이버에 검색한 친구의 사전적 정의는 이렇다.

‘친구- 가깝게 오래 사귄 사람’


그렇다면 친한 친구는 무엇일까?

네이버에는 친한 친구의 정의는 없다.


친하다- 가까이 사귀어 정이 두텁다, 친구-가깝게 오래 사귄 사람 이렇게 두 개의 명사와 형용사가 있다.

그렇다면 가깝게 오래 사귀어서 정이 두터운 사람이 친한 친구인 것이다


그런가? 오래 사귄다고 다 가까워지나? 가까이 사귄다는 것은 무엇일까? 자주 만나는 것? 나의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선물을 많이 주는 것? 참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다.  


갑자기 이런 유치한 생각을 하는 게 웃기기도 하다. 학창 시절에나 할 법한 생각을 최근에 입원을 하면서 많은 생각을 해서 그런지 갑자기 생각이 났다. 그래서 그 생각을 좀 파고들었다. 내가 친구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을 정리해봤고, 그중에서 정말 친한 친구라고 생각하는 애들을 적어봤다.  


친구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을 적는데 좀 어려웠다. 가깝게 오래 사귄 사람은 아니고 몇 번 만났던, 잠깐 봤지만 잘 통했던, 연락도 하고 만났지만 지금은 연락을 하지 않고 있는 사람들 등 이것도 친구라고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인물들이 많았다. 그래서 일단 약간의 기준으로 정리를 했다. 기준은 이러하다.


     나와 한 번이라도 사석에서 만나서 논 적이 있는가?   


     나와 소통(카톡, sns, 등)을 가끔이라도 하는가?   


     서로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가?(ex-학교의 학과, 가족 구성원, 무엇을 하는지 등 기본적인 것들)   


      친구의 소식을  주변인들을 통해서 가끔이라도 듣는가?   

이렇게 나름의 기준을 세워서 정리를 해봤다. 꽤 많은 인원들을 적을 수 있었다. (근데 이 중에서 연락을 하고 꾸준히 만나는 사람들은 아주 드물다 ㅋㅋ,, 친구가 맞는 것인가,,) 이제 이 인원들 중에서 친한 친구를 추려야 했다. 여기서 친한 친구는 두 가지의 친한 친구로 나눴다.


말 그대로의 친한 친구, 친구의 기준을 모두 충족+그 이상의 존재와 가치를 갖고 있는 친구와 전자의 것들을 모두 갖고 있으면서 정말 나의 속마음을 말할 수 있는 더 특별한 친구로 나눴다.  


정리해보자면 ‘친한 친구’‘더 친한 친구’로 쉽게 정의할 수 있겠다. (진짜 인터넷 소설 감성 같아서 오글거려서 너무 웃긴다 쓰면서도.. 더 친한 친구라니ㅋㅋ)   


적은 인원들을 ‘친한 친구’와 ‘더 친한 친구’로 정리를 했다. 그렇게 많은 인원들이 나오지 않았다.(정리를 하면서 그래도 이 정도면 적당하지!라고 생각하며 합리화를 많이 했다) 나의 주변인들이라고 할 수 있을 친구들은 모두 적었다. 누가 봐도 정말 친한 친구들, 남들이 봐도 가족이 봐도 아는 그런 친구들을 적었다. 뿌듯하기도 했다. 내 주변에 이렇게 많은 친구들이 있고, 친하다고 말할 수 있는 애들이 꽤 되는 것에 대해 말이다.  


이제 정리를 마치고 한 명씩 친구들을 살펴봤다. 친한 친구들 중에도 나의 큰 비밀을 알고 있는 애들이 꽤 많았다. 물론 모든 비밀은 아니지만 그래도 꽤 비중이 나가는 비밀들 말이다. (이 정도 알면 진짜 친한 친구가 아니냐 물을 수 있다. 하지만, 내 기준에는 아니다) 사실 정말 큰 비밀(인생에 영향을 끼 칠정도)이 아닌 이상은 난 별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과거에 내 비밀들을 말했던 친구와 지금은 연락도 안 하고 남처럼 지내는 애들도 있다. 근데 별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 친구를 믿어서 말을 했기에 그게 퍼질 걱정은 하지 않고 관계에 대해 약간은 무덤덤 해졌다. 나이가 든 것인가..?  


여러 책들과 사람들은 말한다. 지금 친구가 나중까지 갈 것 같냐, 나이 들면 다 멀어진다, 인생에 한 명만 있어도 성공한 인생이다 등 부정적인 말들이 많다.(그들은 나보다 인생을 더 살았으니, 선배의 조언 정도로 받아들이고는 있다) 공감이 되는 부분도 있다. 나도 학창 시절 정말 친하고 자주 놀던 친구들과 멀어진 경우가 많으니까. 근데 나는 내가 정리한 ‘더 친한 친구’들은 정말 평생 갈 것 같다. 아니 평생 갈 것이다. 확신한다. 도중에 관계가 틀어지는 사건이 있을 수 있고, 여러 이유들이 생길 수 있지만 맞춰가고 어떤 수를 써서라도 잡을 것이다.  


인생을 살면서 이렇게 좋은 친구들을 다시 사귈 수 있어?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내 대답은 No이다. 이렇게 좋은 애들은 다시 사귈 수 없다. 비슷한 결의 친구는 사귈 수 있겠지만. 절대 불가능이다. 나에게 기쁜 일이 생기면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나에게 힘든 일이 생기면 누구보다 앞장서서 들어주고 해결해 주려 노력한다. 속마음을 잘 말하지 않는 성격이지만 얘네들에게는 누구보다 편안하게 얘기하며 안정감을 느끼고 위로를 받는다. (이건 친한 친구들도 같지 않냐고? 절대 아니다) 최근에 저 중 한 명에게 정말 내 인생에서 큰 이야기를 했다. 친구는 나보다 더 슬퍼하고 나를 걱정했다. ‘나중에 자기가 다 해결해주겠다’라고 말을 하는데, 그 말이 장난이더라도 정말 감동받았고 친구 잘 뒀다 라는 생각이 딱 들었다. 친구는 나를 엄청 걱정하고 생각했지만 그걸 동정의 눈빛으로 본 것이 아니라, 그냥 들어주고 말을 해준 것이 난 더 좋았다.


진짜 친한 친구들은 무언가 다르다. 말로 할 수는 없지만, 만났을 때와 이야기를 할 때 내가 느끼는 감정과 편안함의 정도가 다르다. 이유 없이 편하고 즐겁다. 만나서 딱히 뭘 하지 않아도 즐겁고 좋다. 내가 표현을 잘하지 않는 성격이라, 이런 말을 친구들에게 직접적으로 하지는 않지만 내가 느끼는 감정들은 항상 좋다.  

 

앞으로 이 비밀을 한, 두 명에게 더 말할 예정이다. 정말 난 축복받았다! 이런 큰 비밀을 말할 친구가 있다는 사실이 말이다! 혼자 끙끙 앓는 것보단, 친구들에게 말을 하고 같이 이겨내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알기에 더 행복하다. 서면상으로 할 이야기는 아니기에 곧 만날 약속을 잡고 말할 것이다. 조금은 떨리지만 앞으로 평생 갈 친구들이기에 말할 것이다. 내 말을 들었을 때, 친구들의 표정이 기대된다.  


친구는 이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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