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떠난 여행에서 마주한 풍경은 늘 조금 더 진하게 마음에 남습니다. 스페인의 한 거리를 걷던 중, 문득 고개를 들어 올렸을 때 마주한 이 장면도 그랬어요. 끝없이 맑고 깊은 푸른 하늘, 그리고 그 하늘 아래 견고하고 고풍스러운 건물이 조화를 이루며 서 있었습니다.
이 사진은 필름 카메라 OM-1으로 담았습니다. 요즘 디지털의 또렷함도 좋지만, 때로는 필름 특유의 은은한 질감이 여행의 기억을 더 오래 간직하게 해주는 것 같아요. 아무런 계획도 없이 발길 닿는 대로 걷다 발견한 이 장면은, 마치 ‘괜찮아, 이렇게 천천히 가도 돼’라고 말해주는 듯했습니다.
혼자 하는 여행은 외롭기도 하지만, 그만큼 스스로에게 더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죠. 그리고 그런 시간 속에서 이런 작은 장면들을 발견할 수 있는 것도 혼자 여행의 묘미인 것 같아요.
혹시 지금 일상을 벗어나 어딘가로 떠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이 사진이 작은 자극이 되길 바랍니다. 어디든 좋아요. 그저 하늘을 올려다보는 것만으로도, 여행은 시작될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