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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햇살 아래,
사그라다 파밀리아에서 멈춘 순간」

by Babel

겨울의 스페인은 생각보다 따뜻했습니다. 찬 공기가 코끝을 스치지만, 햇살은 포근하게 도시를 감싸 안고 있었죠. 바르셀로나의 중심, 사그라다 파밀리아 앞에 섰을 때 저는 숨을 멈췄습니다. 너무나도 익숙한 모습인데도, 실제로 마주한 그 모습은 사진이나 영상으로는 담기지 않을 무게와 감동을 안고 있었습니다.


이번 여행엔 필름 카메라인 엑사오리지널을 들고 갔습니다. 디지털보다 조금은 불편하고 느리지만, 그만큼 더 집중하게 되는 아날로그 촬영의 매력은 이런 감성적인 도시와 너무 잘 어울렸어요.


프레임 안에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담으면서 느꼈던 건, 이 건축물이 단순한 관광 명소 그 이상이라는 것이었어요. 수십 년이 흘러도 여전히 공사가 진행 중인 모습에, 인간의 예술적 집념과 시간의 켜가 고스란히 느껴졌습니다. 겨울인데도 나뭇가지 끝에는 작게 피어난 새싹들이 보였고, 따뜻한 햇살 아래 황금빛으로 빛나는 첨탑은 묘한 생명력을 품고 있었어요.


그 순간을 사진으로 남기고 나니, 단순한 여행의 한 장면이 아니라 마음 깊은 곳에 새겨지는 장면이 되었습니다. 필름의 색감도 따뜻하게 표현되어서, 제가 느낀 감정들이 고스란히 담긴 것 같아 더 애정이 가는 컷이에요.



혹시 여러분도 바르셀로나를 여행하게 된다면, 사그라다 파밀리아 앞에서 잠시 멈춰 서 보시길 추천드려요. 시간의 흐름과 인간의 열정이 만나는 그 장면을 꼭, 느껴보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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