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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물들이는 저녁빛”

by Babel

가끔은 결과보다 그 순간이 더 소중할 때가 있습니다. 이 사진도 그렇습니다. 경춘선 숲길, 나무 사이로 스며들던 하늘을 담았던 날. 동아리 선배와 함께 출사를 나섰던 그 하루가 제 기억 속에 고요히 남아 있습니다.



사진을 다시 꺼내 보며 솔직히 말하자면, 지금의 시선으로는 부족한 점이 많다고 느껴져요. 색감도, 구도도 아쉬움이 남지만, 그 안에 담긴 공기와 대화, 그리고 셔터를 누를 때의 마음은 선명하게 떠오릅니다. 어쩌면 사진이라는 건, 멋진 작품이 아니라 그날의 우리를 기억하게 하는 도구일지도 모르겠어요.



해가 지고 어둠이 깔리던 숲길, 아무 말 없이 걷던 그 시간은 여전히 제게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저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아하는 일을 했던 하루. 사진 한 장이 이런 감정을 다시 꺼내 줄 줄이야.



여러분은 어떤 사진 한 장에서 기억이 떠오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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