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끝자락, 어느 골목길 한켠에서 눈길을 붙잡은 보랏빛 코스모스.
햇살은 따뜻하고, 바람은 살랑였던 그날, 우연히 마주친 이 꽃 한 송이는 무심한 하루 속 작은 위로처럼 다가왔어요.
사실 이 꽃을 찍을 땐, 별다른 계획도 없었고
그저 '예쁘다'는 생각에 셔터를 눌렀을 뿐인데,
이 사진을 다시 들여다보니 마음 한구석이 조용히 물드는 것 같아요.
배경의 초록빛과 노란 점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서
보랏빛이 더 또렷하게 살아난 것도 인상 깊었고요.
이 꽃은 참 묘해요.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어딘가 우아하고 단정한 느낌이 있어서 오래 바라보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그 순간의 감정을 고스란히 담은 사진이 되어서,
나중에 꺼내봐도 따뜻할 것 같은 그런 한 장입니다.
혹시 여러분도, 그냥 지나치려던 길에서
이렇게 조용히 말을 거는 풍경을 만난 적 있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