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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되는 마음

by Babel

집 앞을 걷다가 우연히 마주한 장면.

키보다 훌쩍 큰 억새들이 바람결에 일렁이는 저녁 무렵, 한 줄기 불빛이 조용히 땅을 밝히고 있었습니다. 마치 자신은 보이지 않아도 괜찮다는 듯, 그저 묵묵히 주변을 밝혀주는 그 모습이 문득 마음을 건드렸습니다.


나는 어떤 사람이고 싶은가.

이 불빛처럼,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와 길잡이가 되는 존재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상이 점점 어두워져도 내가 가진 따뜻함만은 꺼지지 않기를, 때로는 누군가의 밤을 살며시 비출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피어올랐습니다.


가까운 일상 속에서도 이런 순간을 마주할 수 있어 참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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