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서 온 기억
<미래에서 온 기억>
나는 오늘, 어제의 기억을 잃었다.
대신 내 머릿속엔 내일의 기억이 들어와 있었다.
그 기억은 생생했다.
나는 내일 아침에 커피를 쏟고, 오후엔 낯선 이에게 미소를 건네며, 밤엔 오래된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 모든 순간이 아직 오지 않았지만, 나는 이미 그것들을 ‘기억’하고 있었다.
처음엔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곧 깨달았다.
미래의 기억은 선택이 아니라 약속이었다.
나는 그 기억대로 행동했고, 세상은 그 기억대로 흘러갔다.
그러다 어느 날, 나는 미래의 기억 속에서 울고 있는 나를 보았다.
이유는 알 수 없었다.
그 순간부터 나는 그 기억을 피하려 애썼다.
커피를 마시지 않았고, 낯선 이에게 말을 걸지 않았고, 친구에게 전화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미래는 고집이 셌다.
나는 결국 울었다.
다만, 그 이유는 달랐다.
나는 미래를 바꾸려 했지만, 결국 미래는 나를 바꿨다.
그날 이후, 나는 미래의 기억을 믿지 않기로 했다.
기억은 과거의 것이어야 한다.
미래는, 살아내야 할 미지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