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감정의 색온도

by 윤사랑

<감정의 색온도>


그는 감정을 색으로 분석하는 기술자였다.

사람들의 마음을

빛의 파장으로 분류하는 장치를 개발했다.


기쁨은 노란빛,

슬픔은 푸른빛,

사랑은 분홍빛,

미움은 검은빛.


그는 말한다.

“감정은 색이다.

우리는 서로를

빛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어느 날,

한 여자의 감정을 분석하던 중

장치는 오류를 일으켰다.


빨강과 파랑,

노랑과 검정,

모든 색이 동시에 나타났다.


그는 말했다.

“이건 감정이 아니라,

혼란입니다.”


여자는 조용히 말했다.

“아니요.

이건

진짜 감정이에요.”


그는 분석을 멈추고

그녀의 눈을 바라봤다.


그 눈엔

사랑과 미움,

후회와 안도,

슬픔과 기쁨이

모두 담겨 있었다.


그는 깨달았다.

감정은

하나의 색으로 정의될 수 없다.


우리는

사랑하면서 미워하고,

슬퍼하면서 웃는다.


감정은

혼합된 빛의 스펙트럼이다.


그는 장치에

새로운 라벨을 붙였다.

“복합 / 인간 / 존재함”


그 빛은

무지개도 아니고,

회색도 아니었다.


그저

사람의 온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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