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몸이 기억하는 사랑

by 윤사랑

〈몸이 기억하는 사랑〉


그는 심장이식 수술을 받은 후,
자신이 아닌 감정을 느끼기 시작했다.


어떤 음악에 눈물이 났고,
익숙하지 않은 길에서 발걸음이 멈췄다.
오렌지 마말레이드의 쓴 단맛이
이상하게도 위로처럼 느껴졌다.


그는 사랑한 적 없는 사람을
그리워하고 있었다.


처음엔 혼란스러웠다.

이건 내 감정이 아니야,
내 기억이 아니야.


하지만 감정은
논리보다 먼저 다가왔다.

그는 그리움의 정체를 찾기 위해
기증자의 기록을 뒤졌다.

그녀는 젊은 여성이었다.

클래식을 좋아했고,
자주 혼잣말을 했고,
사랑하던 사람이 있었다.


그는 그녀의 흔적을
자신의 몸에서 느끼고 있었다.

그는 그녀의 연인을 찾아갔다.

말하지 않았다.
그저,
그가 좋아하던 음악을 틀고,
그녀가 남긴 말투로
조용히 인사를 건넸다.


그는 놀랐고,

울었고,
그를 껴안았다.


그 순간,
그는 깨달았다.

사랑은
기억으로 남지 않는다.

사랑은
몸에 남는다.

심장은
그녀의 사랑을 기억하고 있었고,

그는
그 사랑을 살아내고 있었다.


그는 그녀가 아니었지만,
그녀의 사랑을 품은
또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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