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
<점, 그 이전의 모든 것>
처음엔 아무것도 없었다.
빛도 없고, 소리도 없고,
움직임도 없었다.
그저 고요,
그저 침묵.
그 안에
작은 점 하나가 있었다.
보이지 않을 만큼 작고,
말할 수 없을 만큼 깊은
무언가.
그 점은
모든 것을 품고 있었다.
시간, 공간, 온기, 기억,
그리고 아직 오지 않은
모든 생명.
그 점은
자신을 가르기 시작했다.
조용히, 그러나 격렬하게.
그건 고통이었고,
그건 탄생이었다.
우주는 그렇게
자신을 찢으며 시작되었다.
그건 폭발이 아니라
내면의 결단이었다.
그 점은 말하지 않았다.
“나는 시작이다.”
대신 그는
자신을 넘어서
모든 것을 열었다.
그 안에서
빛이 태어나고,
숨이 생기고,
기억이 피어났다.
그건 단순한 시작이 아니라
모든 끝을 품은 시작이었다.
그건 생명이 아니라
존재였다.
그리고 지금,
나는 그 점을 기억한다.
내 안에도
그와 닮은 점 하나가 있다.
작고, 조용하고,
그러나 모든 것을 품은
나의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