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마찰력 (물리)
기억의 마찰력
물리학에서 마찰력은
물체의 움직임을 방해하는 힘이다.
표면의 거칠기,
접촉의 강도,
속도의 변화에 따라
그 저항은 달라진다.
마찰은
움직임을 늦추고
때로는
완전히 멈추게 한다.
하지만
그 저항이 없다면
우리는
제어할 수 없는 속도로
미끄러져버릴지도 모른다.
기억도 그렇다.
우리는
과거를 떠올릴 때
항상 저항을 느낀다.
그 장면으로 돌아가려는 마음에
무언가가 걸리고
그 감정은
쉽게 흘러가지 않는다.
어떤 기억은
너무 선명해서
지나가려 해도
자꾸 되돌아오고
어떤 기억은
너무 아파서
붙잡고 싶어도
손끝에서 미끄러진다.
나는 가끔
내 기억에 어떤 마찰이 작용하고 있는지 생각한다.
그 저항이
나를 지켜주는지,
혹은
나를 붙잡고 있는지.
기억의 마찰력은
보이지 않지만
감정의 속도를 결정한다.
그 힘이
우리를 멈추게 하고
되돌아보게 하며
때로는
그 자리에서 오래 머물게 한다.
하지만
그 마찰이 없다면
우리는
기억을 너무 쉽게 흘려보내고
그 의미를
놓쳐버릴지도 모른다.
기억은
흐르지 않는다.
그것은
늘 무언가에 걸려 있다.
그리고 그 걸림은
우리의 말투가 되고
표정이 되고
삶의 결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