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과 치매
오늘 파킨슨병 보험금 청구한 분을 만나기로 했다
근데 병원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갑자기 아침 일찍 그분의 와이프로부터 연락이 왔다
"병간호 너무 힘들어서 주말에 병원에서 퇴원했습니다"
집에서 보자는 전화였다
흔히 있는 일이라서 별 대수롭지 않게 방문을 했다.
초인종을 눌러 집안으로 들어갔는데 내 예상가 다르게 집안에서 대소변 냄새가 나지 않았다.
이런 경우는 두 가지의 경우다.
환자의 건강상태가 매우 좋아서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혼자 화장실 사용이 자유로운 경우다.
이런 경우는 가족들도 힘들지 않게 간병이 가능하다.
다른 경우는 가족들 또는 간병인이 매우 부지런하시고 청결을 신경 많이 써시는 분이라는 뜻이다.
집안에 들어가서 대략 눈으로 스캔하니 이 집은 두 번째 경우이다.
인사를 하고 여러 가지 집안의 상태를 보니, 환자의 배우자분이 환자 관리를 잘하고 계시는 것이 느겼졌다.
"고객님 병간호 힘들지 않으세요~?"
"당연히 힘들죠"
"근데 병원에 좀 더 계시지 왜 이렇게 일찍 퇴원하셨나요?"
"병원에 오랫동안 있으면 지옥이 따로 없어요, 너무 힘들었어요, 남편 병간호가 힘든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6개월 동안 병간호 하는데 병원 생활이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어요. 견디다가 내가 죽을 것 같아서 퇴원을 했어요?
"사장님 몸은 어떻까요?"
"몸의 떨림이 심하고 중심을 잘 잡지 못해서 걷지를 못해요, 휠체어가 없으면 안 돼요, 식사도 본인이 못해서 제가 직접 먹여 드려요. 집에 혼자 두고 잘 나가지 못해요."
"자세히 이야기를 들으니깐, 환자 본인은 혼자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배우자가 거의 24시간 붙어서 생활하는 것 같았다. 즉 24시간 간병을 하는 상태였다"
요즘 이런 부부들이 많았다. 우리 안 사돈 어르신도 치매에 걸려서 현재 투병 생활 중이시다. 처음에는 병간호를 집에서 24시간 바깥사돈어르신이 케어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몇 달 시간이 지나자 바깥 어르신이 정신 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힘든 상태에 도달하셨다. 요양병원으로 모실지 고민하다. 낮시간에만 케어해 주는 간병센터에 보내시기로 했다.
우리 장인어른도 치매가 걸리시고, 요양병원에서 돌아가셨다. 처음에는 집에서 장모님이 돌보셨지만, 치매의 상태가 점점 심해지니, 심한 욕과 폭력적인 모습으로 인해 도저히 두 분이 한 공간에 있기 위험해져서 자식들이 요양병원으로 모셨다.
6개월이 지나서 요양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환자분이 다른 환자분에게 위협을 가하고 있습니다. 집으로 모시든지, 아님 침대에 묶든지 해야 됩니다"
자식들끼리 모여서 상당한 논의를 했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다. 대부분 맞벌이라서 집으로 모실 수 있는 상황이 있는 자식이 없었다. 눈물을 머금고 침대에 묶을 수밖에 없었다. 침대에 묶고 나면 움직임이 줄어들고, 그 이후에는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단순한 감기에도 위험해질 수 있었다.
결국 장인어르신은 감기에 걸리시고 난 후 패혈증으로 돌아가셨다.
대부분의 치매와 파킨슨으로 돌아 가시는 분은 "치매와 파킨슨병"으로 돌아 가시는 것이 아닌,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패혈증이 발생하여 돌아 가시는 분이 많다.
나는 병에 걸린 사람들보다 간병 사람들이 더 힘든 모습을 많이 봤다. 신문이나 인터넷에 긴 간병 생활이 힘들어서 병이 걸린 사람과 간병하는 사람 둘 다 자살했다는 신문기사를 간혹 본 기억이 난다.
10년을 간병하신 고객이 남편에게 "빨리 죽지도 않는다고 푸념" 하시는 이야기를 난 들은 적이 있다. 진심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을 하지만,
"반복적인 일상, 끝이 없는 어두운 터널, 희망이 없는 미래, 점점 악화되는 몸 상태, 황폐해지는 정신상태"
간병하시는 분들에게서 들은 단어들이다.
나는 그분들에게 어떠한 희망적인 말을 하지 않는다.
간병하시는 분들에게 "건강 잘 챙기세요"라는 인사를 하고 헤어진다. 내가 그분들의 상황을 어찌 다 이해해서 위로할 수 있을까?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고 희망적인 말로 그분들에게 할 수 있을까?
나는 미래를 다 알고 있다. 오늘 만난 그분이나, 파킨슨병으로 2년 동안 투병생활 하시고 돌아가신 앞집 아주머니랑, 치매로 돌아가신 장인어른이나, 무수히 많이 만난 고객들의 모습을 두 눈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좋은 직업은 아닌 것 같다)
보통 한 집에서 치매나, 파킨슨병, 암이 걸린 가족들이 있으면 그 집의 분위기는 공기부터 완전히 달라진다. 아픈 환자들은 건강한 가족들의 눈치를 보고, 건강한 가족들은 아픈 환자에 대해 신경을 많이 써야 하기 때문에 집에서 웃음은 사라지고 서로를 안타까워하는 마음이 집속 공기 속을 떠 다닌다.
다른 병보다 치매와 파킨슨병 같은 질환은 어떠한 병 보다 무섭다.
본인도 힘들지만, 가족들이 더 힘든 병이다. 치료 약도 없고 점점 악화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가족들의 가슴을 황폐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기억이 잃어 죽는 병과 몸이 본이 통제할 수 없는 상태를 지켜보면서 죽음을 기다리는 병, 정말 가혹한 병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