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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lm Nov 26. 2024

사람은 누구나 마음속에 방아쇠 하나는 가지고 산다

보통 타인에 의해서 그 방아쇠가 눌리는 것 같다

출처 : https://www.libertysafe.com/


이건 개인적인 생각인데 사람이라면 누구나 건드리면 안 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그 정말 민감한 부분을 건드렸을 때 방아쇠가 당겨지면, 폭발을 하게 되고, 일상생활이 어려워질 정도로 화가 나는 것 같아요.


저는 큰 수술을 받는 바람에 병역을 필하지는 않았고, 흔히 말하는 공익근무도 안 다녀왔습니다. 신체검사를 받을 때에도 군의관님이 저한테 이런 말을 하시더군요.

지금 Calm(가명)은 군대가 문제가 아니고,
앞으로 더 조심해야 할 텐데,
그냥 힘내요.


이랬던 기억이 나네요. 제가 방아쇠 말을 꺼내면 꼭 선배들이 저한테 이랬었어요.

총은 쏴봤냐?


당연히 안 쏴봤고, 인형에 쏘는 거 한번 해본 게 다라고 말하는데요. 심지어 인형을 맞추는 총조차도 방아쇠가 아주 민감한 것 같아서 그렇게 이야기하게 되는 것 같아요.


최근에는 방아쇠가 거의 박살이 날 만큼 자주 당겨지는 것 같아요. 그리고 서로 건드리면 안 되는 선이 있는데, 그게 가족끼리 존재할 때 너무 힘든 것 같습니다.


우리 가족은 3인 가족이기 때문에, 우선 마주칠 일이 많은 건 당연한 거고, 보통 가족은 2가지 인 것 같습니다.

정말 위계질서가 강하거나,
아니면 매일 싸우면서 의논하거나......


우리 가족은 후자 쪽인 것 같아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변질되어 감을 느끼기도 하고, 서로 조심하는 게 좀 무뎌져서 사고가 나기도 합니다.


제가 글의 서두에 '방아쇠'라는 표현을 썼는데, 그 방아쇠가 폭발시키는 탄의 종류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여기에서 진짜 총을 이야기하는 건 아니라서 단순하게 비유를 해보면......


아버지는 새총 정도로 봐야 하고,
어머니는 네이팜탄 정도는 되는 것 같아요.

저의 경우에는 그냥 원자폭탄이라고 부모님이 이야기는 하시는데, 제 생각에는 무슨 폭탄인지는 모르겠고, 정말 시기와 장소 이런 것들이 최악인 상황에서 명중한 폭탄이라고 봐야 할 것 같아요.


가족관계로 묶이다 보면 할 말 못할 말 다하는 건 기본이고, 계속 작은 생채기 정도는 난다고 생각하는데, 어제부터 어머니가 계속 민감한 부분을 건드리셔서 참고 있다가 아침에 잠잠하시다가 오후에 정말 너무 화가 나서 그만하시라고 했어요.


저에게 민감했던 부분은 어머니랑 아버지가 다 관련이 되어있는 데다가, 약간 우리가 하면 안 되는 행동들이 섞여있는 복잡한 측면이 있습니다.


저는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그때의 상황 그리고 사람들의 어투와 표현까지 생각이 나고, 악몽만 꾸면 그 시간으로 돌아가서 병원치료까지 받아도 안되었던 문제인데, 너무 화가 나더군요.


저도 이 문제로 화를 내는 건 처음이 아니라서, 항상 이러고 난 다음에는 생각을 합니다.

나는 결혼하면 큰일 나겠다.
내 자식이 나 같은 일을 당하면
돌아버릴 것 같아서......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안 그래도 부정적인 생각이 많은데 그냥 부정적인 생각이 가득 찬 블랙홀로 빠지는 느낌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가족이니까 다시 어머니랑 대화도 하고 하겠지만, 점심쯤에 같은 브런치 글을 읽고 말할 때까지는 좋았는데, 갑자기 왜 이렇게 되어버린 건지......


생각해 보면 제가 순간순간 벌어지는 일에 대해서 버리지 못하고 쌓아놓고 다시 터져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몸이 아파서 수술을 하고, 그런 부분은 하나도 겁이 나지 않습니다. 절제 수술을 받거나 하더라도, 제가 할 일은 환자 본인으로서 결정해야 할 몇 가지 사항뿐이거든요.


그런데 스트레스를 받거나 과거가 떠오르는 일들은 계속 제가 버텨야 하기 때문에 그게 더 힘든 것 같아요.


그래서 노력은 하는데 마음같이 잘 되지는 않는 것 같아서, 이러다가 돌이킬 수 없게 되는 게 아닌가 싶어서 겁이 조금 납니다.


하여튼 오늘은 제 머릿속 기억 중에 부분만 가위질을 해버리고 싶고, 마음속의 방아쇠도 제거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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