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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lm Dec 06. 2024

나 자신에게 너무 화가 났다

내가 우리 가족을 더 불편하게 하고 있고, 민폐를 끼치고 있다

출처 : YouTube

요즘은 후회의 연속입니다.


부모님께 집을 지어드리는 게 이렇게 어려운 일인가 싶었습니다. 사실 저도 몰랐던 일이지만, 지금 우리 가족이 취득한 토지를 탐냈던 사람들이 많은 토지라서 지금도 계속 팔라고 어머니 전화로 연락이 옵니다.


외삼촌도 너무 힘들어하시고, 저도 어느 순간부터 화거 너무 난 상태에서 정말 항상 저한테 잘해주신 선배한테는 부탁을 안 드리고 싶었는데, 그런 부탁까지 드리게 되고......


사람이 무섭고 그런 것은 이미 저는 10대에 아버지 가족들로부터 체감했기 때문에 문제는 아닙니다만......


가장 견디기 힘든 건 이런 부분입니다.

인신공격과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핸디캡에 대한 공격


이런 부분들은 제가 다시 태어나야 가능한 부분들인데 꼭 아킬레스건을 건드려야 속들이 시원한 건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제 어머니가 우시는 것을 딱 3번 봤습니다.

1) IMF 당시에
제일 친한 친구가
스스로 생명을 포기했을 때

2) 아버지 가족들이랑
재산싸움 하면서 법정에서

3) 가족이 돌아가셨을 때


제가 목숨이 날아갈 판인데도 울지는 않으시고, 노력을 하셨던 분이고, 제가 고등학교 때 안 좋은 선택을 시도했을 때에도 눈물 한 방울 안 흘리시고 단단하게 상황을 정리하셨던 분이...... 요즘은 그 강한 어머니가 울컥하시는 감정이 올라오시는 것을 자주 목격합니다.


제가 부모님을 편하게 모시고 싶어서 시작한 일인데, 계속 버티라고 강요하는 건 아닌가 싶었습니다.


솔직히 돈으로 해결하면 될 일인데, 건축에 종사하시는 분한테 막말로 “쌍욕”까지 들었습니다. 돈을 안 쓰려고 한다고 하면서요.


그런데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지인들은 저한테 ‘근검절약’이나 ‘실용주의’로 살아간다고 이야기하지만, 사실은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저는 단순히 ‘역할’을 분할해서 생각할 뿐입니다. 그리고 그 ‘역할’을 조금 더 광범위하게 준다고만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보면 이렇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명품을 선호하고 그렇습니다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제품의 이음새가 차이가 없고, 고치는 게 가능하다면, 굳이 비싼 것을 살 필요가 있을까?


그리고 지금 제가 주택의 신축을 계획하고 있으니까, 주택의 역할은 비바람을 막아주고, 사람이 쉴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역할 그리고 재택근무를 한다면 사무실의 역할도 해야겠지요? 그런 역할을 하는데 외관에 곡선을 준다고 특별히 해결이 될까요? 물론 그 집이 특별히 측풍을 많이 받는 지역에 있거나 그러면 다각형이나 벽을 곡선으로 만들어야 할 경우도 있지만 그런 경우는 굉장히 드물다고 봐야겠지요.


주택을 짓고 사용하다가 용도변경을 하거나 증축을 할 수도 있을텐데, 설비나 혹은 구조체를 조금 여유롭게 설계한다면 그런 부분에 있어서 걱정을 안 해도 되겠지요?

결론은 보이는 부분보다
보이지 않는 부분에 신경을 쓰는 게
삶에 더 이롭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물론 심미적인 부분이 중요합니다. 저도 물건을 살 때 그런 걸 보고 있을지도 몰라요. 너무 괴랄하면 구매하지 않겠지요. 그런데 정말 희한하거나 수용이 불가능하지 않으면, 내실이 더 중요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제가 원하는 부분들은 생각보다 다 표시도 안 나고, 돈도 되지 않는 부분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항상 세상과 부딪히는 느낌을 받고는 있지만, 건축을 하면서부터는 인격적으로 좀 모독을 당하는 느낌도 많이 받습니다.


어제 선배가 말씀하셨지만, 나는 전문가가 아니니까 이걸 말해도 될까 주저하다가 일이 커진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https://brunch.co.kr/@f501449f453043f/378


이제부터는 이렇게 해달라고 그리고 믿음보다는 체크를 더 해나갈 생각입니다. 제가 감사를 하는 입장이 아니지만, 감사업무를 하는 것처럼 하지 않으면, 도저히 사람들을 감당해내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족에게 제가 한 행동 때문에 민폐를 끼치게 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가족끼리 왜 그런 생각을 하느냐고 하지만, 아무리 부모님과 제가 가족이더라도 각자의 존재가 다른데 불편함은 느끼고 있을 겁니다.


최대한 부모님이 불편해하시지 않도록, 그리고 선배님한테는 죄송하지만, 다른 분들의 조력도 받으면서 어떻게든 집을 지어가야 하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의사 선생님은 저에게 집을 제 힘으로 짓다가 죽을 수도 있다고 하셨지만, 그냥 이렇게 이야기했어요.

어차피 죽음의 순간에
덤으로 오랫동안 살았는데,
집을 짓고 부모님이 편안해지시면,
그런 다음에 죽는 건
그렇게 후회가 되지는 않을 것 같네요.


이렇게 말씀을 드렸더니, 살아야지 왜 죽을 생각을 하냐고 하시면서 그냥 친하니까 ‘욕’을 하시더라고요. 욕을 들을 만한 말이긴 한데, 그럴 각오로 하겠다 그 정도로 봐야 할 것 같아요.


하여튼 그냥 어제 선배님께 부탁을 하고, 외삼촌 그리고 어머니를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어서 조금 정리하고자 글을 적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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