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사람한테 가장 어려운 건 사람에 관련된 문제이다
제가 어머니한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엄마, 나는 그냥 사람이 무서운데,
왜냐하면 우리는 가족이랑 법정 싸움이나 하고,
나는 어릴 때 친구라는 놈들은 대부분 배신이나 하고,
남은 건 다 성인이 되어서
나를 그냥 있는 그래도 바라봐준 사람들뿐인데,
진짜 친구는 어릴 때 친구라는 말은
희대의 막말 아닐까?
저도 case by case라고 생각은 합니다.
아마 어머니가 가장 많이 그리고 심하게 느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남편이랑은 아무 문제가 없어서 견뎌왔던 극한의 시집살이가 법정싸움으로 돌아왔을 때에는 정말 죽고 싶다고 하셨던 게 불과 얼마 전이었으니까요.
그리고 이제는 제 친가 쪽 문제가 해결이 되니까 어머니 친정 쪽에서 문제가 터지기 시작합니다.
이모들이 우리 어머니에 대해서 잊어버리고 있는 부분이 있어요.
우리 어머니는 막내지만 이미 개싸움을 경험을 한번 하셨거든요.
그것도 정말 힘든 전투를 이미 해본 사람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대처를 하거나 대응을 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오늘 아침에 어머니가 이 말씀을 하시더군요.
이제는 누구를 적으로 만들거나,
관계가 이상해지는 게 싫은데,
지금 어느 시점이 온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다.
결국 건축에 대한 문제라고 생각했고, 물어보니 맞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심지어 어머니가 저한테 수를 하나 내셔서 저도 외삼촌한테 메시지도 보내고 했어요.
어머니 성격상 결정을 내리면 좌고우면(左顧右眄)이 없고 그냥 밀고 가야 하는데, 후폭풍이 걱정이 되기는 합니다. 그리고 매일 죄의식에 몸부림치는 어머니를 보는 제 입장도 솔직히 편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만든 결과인데, 거기에 어머니께서 매일 자기 때문이라고 자책을 하시니까요.
저는 정말 누구 말대로 '마마보이'는 맞는데, 그건 아닌 것 같고......
친한 사람 말대로 '선택적 마마보이'인 것 같습니다.
저도 어머니한테 비밀이 있고, 다 있는데, 단지 다른 사람들보다 비밀이 적은 편이고, 특히 중요한 일은 모두 공유를 한다는 것...... 그 정도라고 봐야 할 것 같아요.
그래서 큰일이 생기면 언제나 의논하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서로를 찾게 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냥 조금만 버티면 이제 안정권에 들어오겠지 하면서 살아가는 게 제가 할 수 있는 전부인 것 같아서 그게 더 싫기는 하지만, 지금은 버티고, 조금은 더 냉정해질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안 그래도 냉정한데 더 냉정해지려고 하냐고 할 수도 있지만 정말 냉정해져야 할 시점이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