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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oNB Aug 20. 2023

'최강야구' 브랜드는 왜 화제가 되었을까?

나는 왜 이 브랜드를 애정하게 되었을까?(최강야구 헌정글)

나 원래 이런 사람 아닙니다!

난 원래 스포츠 예능을 싫어한다. 진정성이 느껴지면 오글거리고 국뽕 콘텐츠처럼 과한면이 있었고, 진정성이 안 느껴지면 오히려 장난치는 것 같아서 몰입이 되지 않았었다.

그랬던 내가 ㅠㅠ 지금은 월요일 밤마다 최강야구를 기다린다.

최강야구 광고와 PPL까지 다 챙겨본다.내가 왜이렇게 되었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고민하고 리뷰들을 분석해서 내용을 좀 정리해봤다..

최강야구 광고와 PPL까지 다 챙겨본다.

내가 왜이렇게 되었지?

라는 생각을 하면서 고민하고 리뷰들을 분석해서 내용을 좀 정리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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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은 곁들일 뿐, 진짜 메인디쉬는 스포츠 다큐

'최강 야구'만의 특별함, 다른 스포츠 예능과 달리 인기가 많은 이유에 대해 정리했다.

TV예능 프로그램은 사람을 팬으로 만들어 꾸준히 시간과 집중을 할애하게 해야 한다. 브랜드를 팬으로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TV프로그램이 아닐까? 그래서 며칠 전부터 왜 이 프로그램은 다른 프로그램보다 더 잘 되고 화제성이 있는 지에 대해 비교 분석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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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다른 스포츠 예능과 차별점을 두고 있고, 어떻게 '최강 야구'라는 브랜드의 팬덤을 만들었는 지에 대해 댓글에서도 보이는 부분을 정리해봤고, 또 지극히 주관적이고 지극히 개인적인 포인트들을 추가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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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팬들을 저격한 프로그램 전략(특히 3040)

-3040세대들이 기억하는 90년대 그랑죠, 코난, 해리포터BGM, 원펀맨 등의 ost활용.

어렸을 적 들었을 법했던 애니메이션의 BGM을 활용하여 프로그램에 내적 친밀감+반가움+호감도가 상승한다. 선수들이 안타 쳤을 때 나오는 이 음악은 분위기 전환하고 희망적인 느낌이 들어서 좋다. 익숙한 멜로디 때문에 이 노래 나올때가 가장 설렌다.

https://www.youtube.com/watch?v=JQpJzjb0O44


특히 김성근 감독의 비디오 판독 때마다 나오는 코난 추리 ost는 화면 전환에 감정을 더 UP시킨다.

https://www.youtube.com/watch?v=kgZl9AQ9XKQ&list=PLJLGkQ73_PkW_Dd698pSo65Vmj4223tA8

-크보 야구 스포츠 중계 버금가는 카메라, 락커룸, 구단 버스, 응원가 등의 스케일과 전문성


야구란 스포츠가 예능보다 다큐+드라마와 같은 진심이 느껴진다. 우리가 좋아했던 야구 선수와 감독들을 위해 예전에 불렀던 응원가들은 떠났던 야구 팬들을 다시 돌아오게 만든다. 단순 예능이 아니구나 라는 것을 느끼게 되는 포인트가 직관 스케일, 구단 버스, 스포츠 중계급 카메라 셋팅과 같은 디테일에서도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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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이 있어야 재밌다! 우리가 기억하고 사랑했던 스타 선수들과 김성근 감독님

야구를 봤던 사람이라면 기억할 그 시절 야구 선수들을 대거 출연한다. 최강 야구에서 선수만의 장기, 플레이, 응원가들을 볼 수 있게 되면서 야구 올드팬들 저격했다. 한국 야구 감독의 대명사 김성근 역시 등장만으로 그 역할을 충실히 해주고 있다. 출연진들만 해도 3040, 특히 남자들의 향수를 불러 일이켜 TV 본방 사수를 하게 만들었다.

이와 관련된 트렌드에 대해 예전에 '뉴진스'에 대해 분석한 글에서 다룬 적이 있었는데,

현재 90년대생들이 공감할만한 분위기와 포인트를 담으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 있었다.

최강야구도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선수들이 경기를 뛸 때가 내가 야구를 가장 좋아했을 때였다. 지금 이 선수들이 은퇴를 하면서 야구에 관심이 사라졌는데, 그 선수들이 다시 경기를 뛰게 되면서 야구에 관심이 다시 생겼다.

내가 기억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다시 열정을 갖고 경기에 임한다는 부분이

내가 이 프로그램을 응원하고 사랑하게 된 이유가 되었다.

그리고...내 최애가 김성근 감독님 시절 SK였는데...그 분을 여기서 다시 뵙게 되다니 ㅠㅠ

김성근 감독님이 한 말 중에 이 말이 가장 공감되었다.

'자기가 애정하는 선수들이 은퇴하고 나니까 같이 경기하는 것이 재미가 없어졌다. 그런데 이 선수들과 다시 경기에 뛴다는 게 나를 설레게 했다.'

저두요 감독님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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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밤 2시간 방영

야구 중계가 없는 월요일을 공략함으로써, 월요일까지 야구를 볼 수 있다는 것으로 야구 팬덤들을 사로잡았다. PD님 너진똑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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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덕후들을 위한 속어, 자막 배치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알 수 밖에 없는 선수들의 별명과 유행어, 은어, 속어들을 사용한다. 이것은 장PD가 '도시어부'때부터 보여줬던 특기였다. 그리고 TV프로그램의 장점인 자막으로 속마음과 멘트들을 처리해 줌으로써 위트까지 즐길 수 있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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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 막히는 촬영, 재밌는 예능이 아니라 '재밌는 경기'가 되었다.

방송국 예능 프로그램이니까 할 수 있는 장점이 '재밌는' 경기를 즐길 수 있게 만들어줬다.

실제 프로 경기는 선수 한 명, 한 명에게서 애력이나 팀원들 사이의 케미를 확인하기 어렵다. 경기 중에 어떤 말을 했는 지 어떤 심정인지 알기가 어려웠는데, 이 프로그램은 자막으로 순간 순간을 잘 잡아준다. 개인적으로 특히 애정하는 부분은 선수들이 수비할 때, 멘탈이 흔들리는 투수들을 위해 모이고, 그때, 서로 다독이는 얘기들이 가장 좋았고, 그리고 그 후로 헤어질 때, 그 때 지미집 카메라가 순간 함께 멀어지는 데, 그 순간을 가장 좋아한다. 뭔가 그 부분이 가장 멋있다. 마이크 덕분에 선수들이 경기하면서 하는 말들을 정확히 들을 수 있고, 이렇게 디테일한 장면까지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해주는 데, 예능 프로그램이니까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지, 실제 프로 경기에서는 우리가 확인할 수 있을까?


이대호 선수가 최근 홈런을 연타석으로 쳐서 예전 홈런왕이었을 때 모습을 교차 편집한 적이 있었다. 포즈, 각도 등을 교묘하게 편집했는데, 나만 그 포인트에서 감동했는 줄 알았는데, 댓글을 보니 다 그 부분의 타임라인을 댓글로 달더라. 이건 예능 프로에서 녹화본으로 할 수 있는 장점이지 않을까?

이대호 선수가 최근 홈런을 연타석으로 쳐서 예전 홈런왕이었을 때 모습을 교차 편집한 적이 있었다. 포즈, 각도 등을 교묘하게 편집했는데, 나만 그 포인트에서 감동했는 줄 알았는데, 댓글을 보니 다 그 부분의 타임라인을 댓글로 달더라. 이건 예능 프로에서 녹화본으로 할 수 있는 장점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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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와 PD, 그리고 프로그램 브랜드 스토리

최강 야구 프로그램에 브랜드 스토리가 있다. 장PD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가지고 프로그램을 하고 싶었고, 그것이 스포츠 야구 예능 프로그램이었다. 하지만 타채널에서 야구 예능의 저조한 실적과 예산 문제로 본인 채널에서 론칭이 되지 않았었다. 그러다가 JTBC가 이를 받아들여 이직을 하게 되어 프로그램 론칭이 되었고 이렇게 지속적으로 운영이 될 수 있었다. 지인들의 말에 의하면, JTBC가 스포츠 중계를 따내려고 하는데, 실험적으로 진행하여 경험과 노하우를 쌓기 위한 모색이 필요했고, 이에 장PD의 프로그램 기획안과 맞아 떨어져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다고 한다. 사실 시즌 1은 시청률이 잘 나오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시즌 2까지 진행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JTBC의 스포츠 중계를 위한 큰 그림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다보니 장PD의 백그라운드 스토리가 더해지고, 프로그램 중간중간마다 경기에 진심인 모습들이 화면에 담겨져 시청자들에게 어필이 되고 있는 것 같다.

뿐만 아니라 김성근 감독을 섭외하기 위한 장PD의 노력, 그리고 그 과정 또한 브랜드 스토리에 힘을 실어줬다. 역시 방송국 PD는 팬덤을 만드는 브랜드 스토리를 잘 보여주는 것에 능하다. 이점은 우리가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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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보다 스포츠의 진정성과 절박함에 집중하다

-타 프로그램과 달리, 예능적 요소보다 절박함에 초점을 맞추다.

흔히, 눈까리가 뒤집혔다고 하지?

아쉬울 게 없는 상황에서도 경기에 한 번이라도 더 공을 던지고 뛰기 위해서 신인시절처럼 필사적으로 훈련받고 간절하게 감독님께 간청하기도 한다. 경기 중에 보이는 야구에 대한 진심과 진지함이 스크린을 통해서 전해졌기 때문에 시청자들을 응원하게 만들고 더 몰입이 되는 것이다. 절박함이 긴장감과 성장을 만들고 단합이 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전우애를 다지게 만든다. 보고 있는 시청자들도 더불어 스크린 뒤에 있는 팀원들과 공감대가 형성되어 같은 전우애를 느끼는 것이다. 이러한 정서는 특히 한국 문화에 더욱 잘 맞아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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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프로그램의 신의 한수, 김성근 감독님

날라다닌 야구 전설들도, 60대 코치와 타 구단 감독들도 90도 인사를 부르는 절대적인 존재이다.

이 프로그램에 긴장감과 몰입도를 만들고 팀원들의 성장을 만들어가는 것은 김성근 감독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경기 때 나름 진지하게 임하긴 했지만, 그럼에도 선수들의 긴장감이 떨어졌던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야구의 역사와 같은 김성근 감독의 존재는 느슨해져 있던 긴장감을 탱탱하게 만들어줬다. 최고참의 선배들도 60이 넘은 감독과 코치도 폴더급 인사를 하며, 김성근 감독에게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빠져들게 만드는 요소이다. 스크린을 뚫고 나오는 아우라, 포스, 그리고 뒷말이 없을 수 밖에 없는 실력과 열정까지. 선수들의 훈련마다 직접 2시간 펑고를 진행하고, 자세를 잡아주기 위해 땅바닥에 주저 앉아서 선수 무릎을 직접 잡아주는 것까지. 영상을 보면서도 '진짜 대단하다...'라는 말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별 말씀이 없으셔도 프로그램의 중심을 꽉 잡아주는 그의 존재는 시청자들의 워너비였다. 김성근 감독의 콘텐츠에는 이런 댓글이 많았다. '내 유년 시절, 저런 인생의 선배를 일찍 만났다면 좋았을 껄...', '저 나이에도 날카로운 통찰력과 열정, 저런 멋있는 어른이 되고 싶다', '김성근 감독같은 으른이 진짜 있었으면 좋겠다'...단순히 찬양하는 것만 있는 게 아니다. 정리하자면 '후배들을 위하고, 늘 열정적으로 일에 진심을 다하며, 실력이 있는 좋은 선배를 우리는 필요하다.' 라는 것이다.

이것은 현재 트렌드에도 관련이 있다. 

삶을 살아가는 것은 오로지 본인의 선택에 대한 책임으로 있지만, 회사에서, 인생에서 저렇게 우리를 생각하며 따뜻하게 길라잡이가 되어줄 본보기를 우리는 더 필요하다는 것이고, 현재 그것에 대한 부재를 느낀다는 것이다. 요즘 성장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을 보면 이러한 트렌드가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외모가 수려하거나 럭셔리함을 다루거나 재미를 다루는 채널보다는, 한 분야에서 정상급 위치에 있는 전문가 채널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옆집 언니&선배 같이 본인의 인사이트와 따뜻한 조언, 공감과 위로를 해주는 채널이 예전부터 사랑받고 있었고, 그것이 정점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프로그램에서 김성근 감독이 사랑받는 것을 보면, 현재 사람들은 무엇에 결핍을 느끼고 필요로 하고 있는 지를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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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 출신, 전문 해설가 섭외

해설조차도 전문 해설가, 전직투수선수로 구성되어 있다. 타 채널에서 개그맨 및 방송인이 해설 하는 것보다 훨씬 전문적이다. 특히, 투수 출신 해설가 김선우는 투구에 대해 전문적으로 분석하면서 예언까지 해서 야구의 이해도와 매력을 훨씬 더 끌어올려줬다. 심리전도 필요한 경기에서 지금 이 순간에는 어떻게 공을 던져야 하고 경기 흐름을 어떻게 리드해야 하는 지 등에 대해 언급할 때, 감탄이 저절로 나온다. 또한 출전하는 선수마다 애정을 얘기해줌으로써 따뜻한 선배미까지 느낄 수 있다.


-4번 타자 이대호...존재만으로 위압감과 설레임을 준다. 

타자계의 절대적인 존재가 아닐까?

과거의 레전드로 살았던 선수들이 현재 예전만큼 나오지 않으면서 주는 반전이 있다면,

빋고 맡기는 절대적인 존재 또한 결기에서 눈을 뗄 수 없는 요인이다.


-선수들의 절박함, 그렇게 만든 장치: 김성근 감독의 선수 라인업, 방출+프로그램 폐지

승률이 떨어질때마다 선수 방출과 프로그램 폐지 장치는 선수들로 하여금 야구에 진심일 수 밖에 없는 동기 부여와 압박감을 주고 있다. 그리고 김성근 감독의 선수 라인업은 정말 실력과 성실함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출전 선수가 된다는 것은 본인에 대한 감독의 '인정'이다. 마운드에 서고 싶고, 진심을 다해 이기고 싶은 선수들의 절박함이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전달되었기에 몰입도가 좋아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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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보고 싶어하는 것을 보여주는 TV프로그램 쇼

사람들이 보고 싶어 하는 것이 뭘까?

예전부터 생각했던 것인데, 앞으로 당분간은 각박하게 흘러가고 매일 되풀이 되는 일상 속에서 인류애와 희망이라고 생각한다.

최강 야구는 어떤 부분에서 이같은 것들을 보여주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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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들, 제자들을 위한 김성근 감독님과 야구 선배들의 따뜻한 으른미를 보여줌

현실에서 내 인생 내가 선택하고 그 선택에 대해 실패와 좌절을 내가 다 짊어져야 하지만 때로는 그것을 위로해주고 마음을 다 잡아줄 존재가 필요하다. 진심으로 우리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조언을 해주는 어른들의(김성근 감독 및 야구 선배들) 모습을 프로그램으로 통해 보여줌으로써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이 현재 트렌드와 맞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최강야구 팀 선수들 사이에서만 이런 모습이 나오지 않는다. 상대팀 야구 선수도 결국 최강야구 팀 선수들의 후배이다. 김성근 감독님은 상태팀 선수들의 자세를 코칭해주기도 하고, 최강야구 선수들은 어린 선수들을 응원해주기도 하고 또, 잘못한 선수들에게는 따끔한 충고를 주기도 한다. 이 모습들에게서 좋은 선배, 좋은 형의 따뜻함을 느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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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 그리고 80대에도 할 수 있다라는 희망을 보여줌

김성근 감독은 80대 나이에도 불구하고 직접 펑고하고, 연습 훈련을 시키고, 선수들 자세 교정까지 다른 구단의 선수들을 분석하고 공부까지 하고 있다. 물론 감독이라면 당연히 그래야 하지만, 나이가 80대라는 것을 감안하면 놀라울 일이다. 80대임에도 불구하고 저렇게 열정적으로 선수들을 훈련 시키는 것을 보면, 80대여도 현역만큼 일할 수 있고 노련함이 더해져서 더 잘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선수들은 203040까지 다양한 연령층으로 있다. 프로 선수로 뛰지 못하는 어린 친구들의 성장도 감동적이지만, 은퇴한 선수들 나이가 3040인데도 불구하고 성장하고 있는 모습이 큰 감동을 주고 있다. 감독님한테 인정받고 싶고, 예전 본인의 전성기처럼 잘나갔던 성취감을 위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우리들에게도 희망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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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예능에서 가장 중요한 '성장' 스토리

지겹지만 또 뺄 수 없는 포인트가 '성장' 스토리이다. 방송국 예능 프로그램이니까 우리가 집중할 수 있는 포인트다. 역시 방송국 사람들, 뻔한 성장 스토리이지만 또 뻔하지가 않다. 물론 '성장'을 다루는 스포츠 예능은 이전에 천하무적 야구단, 빽투더그라운드, 골때리는 그녀 등이 있었다. 그럼 왜 이 '최강 야구' 에서 '성장' 스토리가 화제가 많이 되었을까?

이 프로그램의 초점은 '마운드를 은퇴한 선수가 다른 종목을 도전하는 것이 아닌, 마운드에서 다시 재도전 하는 것'이다. 이것이 이 프로그램 만의 큰 차별화다. 각 선수들마다 본인의 전성기를 그리워하면서 현재의 상황과 싸우는 게 시청자들에게 더 큰 감동을 주는 것 같다.

나이, 경력과 상관없이 성실함에 기반한 성장하는 것을 보여주는데, 그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정성훈 선수라고 생각한다. 최고령임에도 겨울에도 체력훈련을 모두 참석하고, 경기수가 많음에도 기초 바닥부터 하나씩 김성근 감독에게 다시 배우고 연습했다. 그리고 그 빛을 2023년에 보게 되었다. 개막전 만루 홈런, 기막힌 수비력, 볼을 골라내서 출루율이 좋은 기록을 만들어가고 있다. 노력이 최고는 아니더라도 결국엔 좋은 방향으로 만들어간다는 것을 사람들이 진짜 보고 싶었던 게 아니었을까?

은퇴한 선수들의 성장 스토리만 다루는 것이 아니다. 프로에 가지 못한 선수들까지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시청자들에게 더 큰 감동을 주고 있다. 만약 우리가 사랑했던 프로 선수들이 아니라 2군, 사회인, 타종목 은퇴 선수들, 연예인이었으면, 이렇게까지 잘 되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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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의 매력은 선수들끼리 하나가 되어서 합이 맞춰가는 모습 아닐까?

저형 어떡해 ㅋㅋㅋㅋㅋㅋ미치겠네...

시간이 지날수록 경기 플레이가 좋아진다. 말을 하지 않아도 기가 막힌 송구로 상대팀을 하나씩 아웃 시키고 점수를 차근차근 따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상하게 뿌듯함과 소름이 느껴진다. 그리고 하나의 팀이 되어서 응원하는 벤치 선수들이 인상적이다. 한때, 잘 나갔던 선수인데도 벤치 신세인데, 목이 터져라 응원하고 있다. 이대호도 초반에 벤치 신세인 적이 있었는데, 후배들에게 밥값이라도 하라고 하면서 응원 열심히 하자고 말하는 센스가 좋았다. 장원삼 선수는 실책을 내서 우울한 어린 선수들에게 벤치에서 따뜻한 잔소리(?)를 해준다. 내 최애 장면은 상대팀 아웃 되었을 때, 심판의 아웃 선정 액션을 그대로 따라하는 송승준과 장원삼 장면이다. 진짜 내 최애 장원삼...그 장면 찾고 있는데 ㅠㅠ 찾기 힘드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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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거 예능이었지?' 하고 깨닫게 되는 출연진들의 인간적인 매력과 케미

-정근우, 이대호, 장원삼, 송승준 꼰머들 이세요? 야구 선배들의 꼰대력과 후배들의 케미

역시...경상도 아재들...한 마디, 한 마디가 주옥 같다. 남자들끼리 필터 없는 대화가 선수들을 인간미 있게 만들어주고, 사람으로써 더 정감이 가게 만든다. 락커룸 대화처럼 선수들의 뒷얘기만큼 재밌는 게 또 있을까? ㅠㅠ

꼰머들의 대화는 이상하게 싫지 않고 웃음짓게 만든다. 경상도 아재들은 왜 이렇게 멘트가 찰지지? 그 센스가 놀랍다. 고참 선배들과 중간급 선수들의 형, 동생 같은 편한 케미도 재밌고 웃음을 짓게 만든다. 또 얼어붙은 신입 선수들을 놀리는 것도 재미 포인트다.  특히, 마이 원픽은 장원삼...감독님 제발 원삼이 형 한 번 더 출전 시켜주세용 ㅠㅠ 연습 열심히 한단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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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간에 인간적인 모습과 가족 같은 케미를 보여줌

사람들은 내가 사랑했던 야구 선수들의 개인사를 알지 못한다. 하지만 최강 야구 프로그램을 통해서 선수들의 개인사, 특히 누구와 친하고 누구와 어떤 장난을 치는 지 그런 사적인 영역까지 웃음과 함께 공유하고 있다. 이때, 경기로만 봤을 때, 멀게만 느껴졌던 선수들에게 더 내적 친밀감이 생기고, 인간적인 호감이 생긴다. 또 사람들은 캐릭터 사이에 티키타카, 케미를 보는 것을 좋아한다. 현대인들이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느끼는 동시에 케미가 좋은 사람들을 보면서 대리 만족과 행복함, 가족같은 정을 느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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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늙지 않는 아재들

-40대도, 60대도 청춘이다

40대도 청춘이고 열정이 있고 노력하고 싶고 배우고 싶고 성장하고 싶다. 그리고 그게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고 우리도 보고 싶어 한다. 박용택 선수, 정성훈 선수, 이택근 선수, 정근우 선수, 장원삼 선수 등등이 그런 예시를 보여주는데, 예전에 잘 나갔던 선수여서 호명되지 않은 것에 기분 나빠할 수 있는데, 그러기 보다 열심히 해서 감독님께서 인정해주길 바라고 있다. 특히, 선수들 인터뷰에서 박용택 선수와 정성훈 선수는 '마운드에 한 번 더 올라가고 싶다. 감독님께 인정받고 싶다.' 라는 얘기를 했는데, 이 부분에서 40대에도 존경하는 인물에게 인정받고 노력하는 것은 똑같구나 라는 느낌이 들었다.

장원삼 선수가 한 번 출전된 적이 있는데, 감독님께서 '나이스 피칭'이라는 칭찬을 해주셨는데, 그 칭찬 한 마디를 듣고 좋아하는 장원삼 선수는 아이처럼 좋아하고 자랑하기도 했다.

이대호 선수가 잘하니까 응원하면서도 장난삼아 질투해서 이대호 선수와 티격태격하는 장근우 선수도 매력둥이이다.

60대인데도 더 배우고 싶고 인정받고 싶어하는 이광길 코치도 보고싶게 만드는 포인트다.

한 번은 이광길 코치가 선수들 라인업을 짜라는 지시를 받았는데, 60대이고 많은 경력에도 불구하고 처음하는 선수 라인업 작성에 덜덜덜 떨면서 머리 아파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결국 그 날은 선수들 라인업 덕분에 경기에서 승리하게 되었고, 선수들과 감독님께 인정받게 되었다. 이광길 코치의 인터뷰가 인상적이었다. "김성근 감독님에게서 더 배우고 싶어서 왔다' 본인의 커리어를 뒤로 하고 프로그램에 합류한 이유가 60대임에도 더 배우고 싶어서 왔다는 것에 매우 인상 깊었다. 저 분들도 저렇게 열심히 배우고 공부하는데, 내가 뭐라고 현재에 안주해왔을까? 반성하게 되더라.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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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 짜릿해, 김성근 감독님 앞에서 긴장하는 신입 아가들처럼 바뀌는 경력직 프로 선수들

'꽃보다 할배' 에서 나왔던 것인데, 사람들이 생각보다 주목했던 점은 '이순재, 박근형, 신구'선생님들 앞에서 애기가 되는 백일섭 선생님이었다. 어딜 가도 대선배였던 백일섭도 다른 형님들 사이에서는 막내였고, 막내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처럼 김성근 감독 앞에서, 선후배 할 것 없이, 난다 긴다 했던 선수들이 긴장하고 어려워하고 깎듯한 신입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부분이 웃음으르 자아내게 만들고 이 프로그램을 더 좋아하게 만든다.

이대호는 힘들다고 감독님께 칭얼 거리고, 풀어졌던 아재 선수들은 감독님 나타나면 잔뜩 긴장하고, 어떻게든 잘 보이려고 감독님께 온갖 뇌물들이 남발하고... 그것을 보고 또 아재들 질투하고 정치(?)적 무기들이 남발한다. 마치 나이 든 선생님 앞에서 관심받고 싶어하는 철없는 친구들 느낌적인 느낌?...경력이 화려한 레전드 선수와 코치의 이런 모습은 또다른 반전 매력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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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야구를 좋아했던 그 시절 그 선수들과 감독님이 나오는 스포츠 예능 프로그램. 요즘에 살아가는 가장 큰 재미라고 한다면 최강 야구 프로그램이다. 살다살다 월요일을 기다리게 될 줄이야. 예전에는 PPL장면과 광고 나올때는 그냥 채널 돌렸는데, 지금은 끝까지 시간내어서 본다. 그렇게 해서 광고비 더 벌어서 지금 이 선수들, 이 감독님 그대로 유지되어서 내년에도 최강 야구 보고 싶어서...김성근 감독님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아주세요 ㅠㅠ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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